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지난 겨울은 춥고 눈이 많았다. 아직도 추위가 다 물러간 것은 아니지만, 햇살과 바람은 봄기운을 머금었다. 오랜만에 봄이 기다려지고 설레어진다. 큰 아이가 중학교에 가고,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그로인한 학부모로서의 설렘 때문이다. 아이들도 내심 들뜨기도 하고 즐거운 마음이겠지만, 학부모로서도 그런 마
소설가 김재찬당신에 대해서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습니다.그것은 이미 내가 내던져버린 희망에 대하여 아무런 것도 해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내가 당신에 대하여 어떤 직접의 윤리, 어떤 직접행동의 미학(美學)을 내세우지 않을 것입니다.나는 가장 철저히 방관할 것입니다. 내가 멸망한다는 것은 당신의 이유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우리나라 음력설 다음날이었던 지난 2월 11일 추기경회의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의를 표명했다. 오는 28일 교황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갑작스런 발표에 놀랍기도 했고, 그 이유가 궁금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의 사의 표명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지난 몇 달 간 내 기력은 교황직을 수
부근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지금 우리 사회는 부권과 모권 사이도 심상치가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0대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아버지였다. 아직 가부장제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였을까, 아니면 묵묵히 가족을 위해 일만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에서였을까.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어머니가 모든 것을 도맡다시피 하
소설가 김재찬순백의 모래, 흑백영화 같은 사랑.다혜가 나를 받아줄까? 매정하게 내칠까? 뇌에서 끄집어낸 온갖 상념으로 가득 했다. 바보처럼 혼자서 고민하고 절망하는 시간은 이제 끝이야. 깨질 때 깨지더라도 부딪쳐봐야 후회가 남지 않는 거야… 정말 오랜 세월이었다. 진창길을 지나기도 했고 가시덤불도 있었다. 그 길에서피었다 지는 수많은 꽃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몇 년 전부터 삶의 변화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첨단기계들의 발달을 볼 때 더욱 그랬다. 통신이 발달하면서 더욱 실감하게 되는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상품들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신상품들의 유혹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물건이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쓰는 것보다는 신상품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짧았던 설 명절 연휴가 끝났다. 고향이 멀리 있는 분들은 오고감에 큰 애로가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한파까지 겹쳐 설을 지내기 위한 어려움은 더 컸었다. 어른들은 고향방문에 따른 피로감과 음식장만, 아이들에게 줄 세뱃돈과 부모님에게 드리는 용돈으로 남몰래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고, 철모르는 아이들은 마냥 세뱃돈 자랑
소설가 김재찬귀의(歸依), 귀가(歸家), 귀성(歸省), 귀향(歸鄕).돌아간다는 말은 후회이거나 비애라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돌아간다는 것은 일종의 후퇴이기 때문에.멀리 떠나간 여자가 있다. 몇 년이나 기다렸는데도 돌아올 기약이 없다. 돌아오기는커녕 고개 한번 돌려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기다리는 이는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하지만
부근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우리말에 입으로 한몫 본다는 말이 있다. 말만 번지르르하니 제 실속만 챙기는 자들을 이름이다. 요즘 세태를 보면 이 말이 너무나 실감난다. 효도 마찬가지다. 입만 내세워 운운하는 것은 결코 효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전의 효는 살아서 보다 죽어서 한결 더했다. 무덤 옆에 초려를 짓고 3년 동안 수묘(守墓)를 하는
소설가 김재찬온종일 속옷 차림으로 소파와 한 몸이 돼버리는 게으름. 그러나 시시콜콜 쫀쫀한 수빈이는 나를 천금인양 챙겨주었다. 내가 아플 때는 짜증부터 내는 이기적인 나에게 고운 정을 되새겨 보게 했다. 내가 변한 것일까. 수빈이가 변한 걸까. 아니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려 하지 않아서 일까. 내 마음 속에 숨어있는 미움의 정체를 짚어본다.
소설가 김재찬방문이 열리며 김치, 마늘 냄새가 바람과 함께 밀려왔다.“어머, 이제 깨셨어요? 선생님!”웃음을 머금고 수빈이가 하는 말이 살갑게 다가왔다.“어, 그래 과음을 했던 것 같아. 몸이 예전 같질 않아…”“아이구, 이 담배냄새야, 휴.”수빈이는 코를 한 손으로 가리고 창문을 열어 제 꼈다. 한쪽에 몰려있는 술병을 가리키며 한숨을 길게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어느새 아이들의 긴 겨울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시작됐다. 작년부터 놀토가 사라지고 주 5일 수업을 하다 보니 다소 겨울방학이 짧았다. 개학과 동시에 각 학교에서는 졸업식이 예정되어 있고, 또다시 봄방학도 시작된다. 학교에서의 마무리는 2월에 되고, 시작은 3월이다. 그런 면에서 2월은 마무리를 하는 중요한 달이라 할 수
부근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지금 한국은 싱글족, 나홀로, 솔로시대가 대세다. 그로 인해 연일 고독사가 증가한다고 걱정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다 호들갑스러울 뿐이다. 뭐 하나 길게 기억하고 오래도록 반성한 적이나 있던가. 이 또한 우리들이 진작부터 만들어 놓은 비뚤어진 인식의 결과이니 누굴 탓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혼자 사니 부
소설가 김재찬초록의 바다였다. 초록 일렁임의 바다가 나를 불렀다. 시도 때도 없이 툭하면 바다가 나를 불렀다. 바다가 부른다고 언제든 바다로 달려갈 수 있는 삶이 몇이나 될까. 바다가 부르면 두 손바닥으로 귀를 막아야 했다. 귀를 막으면 바다는 내 콧속으로 흘러들어오고, 내 망막을 시퍼런 물로 뒤덮었다.한 세상 숨죽이고 사는 이들의 속내를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박근혜 정부가 출범에 앞서 지난주 목요일 인수위 위원장 김용준 후보자를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는 장애라는 역경을 극복한 최연소 판사, 소신 재판관, 헌법재판소장으로서 그동안은 품위와 도덕성 높은 분으로 평가됐다.그러나 국무총리로 지명이 되면서 두 아들의 병역문제와 부동산 취득 과정을 둘러싼
소설가 김재찬“아이쿠, 우리 수빈 아씨가 손수 찌개를 끓여갖고 왔나보이.”수빈이는 멋적은 듯 미간을 잠시 돌렸다.“네, 속 푸시라고 해삼탕을 끓여 봤어요.”“워디 한 번 떠 볼꼬.”수빈이가 냄비 뚜껑을 열자 뽀글거리며 구수한 냄새가 순간 방에 동했다.봉준이는 후 불며 먹음직스레 듬성듬성 쓸어놓은 파를 헤집으며 국물을 한 수저 떴다.“헥헥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삶이 채움과 비움의 연속인 듯하다. 비어 있으면 채우려 노력하고, 채워지면 비우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적정하게 잘 유지하면 큰 탈이 없으나 채움이 너무 과해도 문제이고, 비움이 극에 달해도 그 또한 문제를 야기한다. 신체에 있어서도 너무 과하게 영양소를 섭취하고, 제대로 에너지를 소비하지 못하면 과체중이 되기 쉽
부근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한국 사회가 흔들린다. 최근 흥사단에서 조사한 초·중·고 아이들의 정직지수를 보면 분노가 일정도로 불안하기 때문이다.‘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릎쓰겠다’고 고교생 44%, 중학생 28%, 초등생 12%이 응답했다는 수치에는 몸서리마저 쳐진다. 물론 여기에는 장난 끼도 발동했을 수 있다. 사춘기에다 진지
소설가 김재찬봉준이는 무엇이 불만스러운지 이마에 주름을 잔뜩 펴며 담배를 피워 물고 앉아 말문을 열었다.“내 사마 이놈의 주둥이에서 쌍 욕이 안 터져 나오게 됐노 마!”“그래, 니 맘 잘 알겠다. 살살 얘기 좀 해라. 내 절대 귀 안 먹었응께, 임마.”봉준이의 말투엔 늘 힘이 들어있었다. “긴데 이놈에 멘주정분가 하는 것들은 말만 번지르르해.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국토해양부의 2010년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도시화율이 90.9%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국민이 촌락이 아닌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56%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연립 및 다가구는 22.3%, 단독주택은 16.8%로 조사되었다.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