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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1,036건) 제목보기제목+내용
[칼럼] (357) 天風 10 표본실 나비-3
산자락 기슭에 30여 가구 올망졸망 모인 동네, 읍내에서 사십리는 더 들어가는 마을이 소년이 자란 곳이다. 산골 소년이 자라고 늙으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바, 하늘과 바람과 나무와 꽃, 춘화 걸려있던 역전 이발소와 밤마다 등 멱을 하러 엎드리던 담
세종매일   2017-05-22
[칼럼] (356) 天風 10 표본실 나비- 2
산딸기는 아무래도 지상에 내려앉은 붉은 저녁노을의 식솔들이었다.돌이킬 수 없는 방향을 가리키기라도 하듯, 꽃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아득히 멀어진 그 모든 곳으로 손 뻗으면 땡땡하게 뭉친 추억의 종소리가 울려나올 것만 같은, 산딸기
세종매일   2017-05-12
[칼럼] (355) 天風 10 표본실 나비-1
한 모금의 물을 삼키고 수저를 들었지만 밥이 넘어가질 않았다. 마치 생쌀을 삼키는 것처럼 김치찌개를 대, 여섯 수저를 뜨고는 내려놓았다. 그리고 담배 한 대를 물고 봉준이는 오늘도 식당에 나갔다. 낮엔 주로 하림이가 맡고 밤에 봉준이가 교대로 나갔다.
세종매일   2017-04-28
[칼럼] (354)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7
마음이 평온해진 나는 이렇게 나를 다독였다.“니 엄마의 일생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맘먹은 뒤부터 죽음도 평화롭게 받아들이게 됐다. 조문객들이 느끼는 감동과 추모도 배가(倍加)되는 것 같았지.”짧았던 어머니의 일생… 고뇌, 외동이의 기쁨&
세종매일   2017-04-24
[칼럼] (353)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6
“어느 날, 혼자 앉아 있는데 까닭을 알 수 없는 슬픔이 올라왔다. 너무 슬퍼서 소리 내서 엉엉, 사나흘 간 계속 울었다. 막연히, 내 안이나, 밖에나, 만져 볼 수 없는 슬픔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언제까지 슬픔에
세종매일   2017-04-14
[칼럼] (352)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5
“니 엄마는 평생 기도하는 삶을 멈추지 않았다. 나와 함께 너를 키워 온 삶, 짧은 나이에도 매일 매일이 처음인 것처럼, 새벽 심장 통증을 호소하더니 구급차 안에서 생의 마지막 길을 떠났다.” “…”“죽음은 죽음일 뿐이지, 지금도 가슴에
세종매일   2017-04-06
[칼럼] (351)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4
아버지는 일제말기, 해방 직후, 한국전쟁, 권위주의 정부시대를 겪었다. 한국사 교육의 큰 줄기 가운데 하나가 단일민족론이다. 적어도 제도권 교육에서는 그렇다.그래서 우리는 한반도 거주자의 역사가 한의 혈통과 문화로 면면하다는 사관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
세종매일   2017-03-31
[칼럼] (350)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3
지금 나는 위험한 비탈에 서 있다.‘더 이상 버틸 수 없다’할 정도로 위험한 자세로 서있다.둔탁한 어둠이 내려앉은 이 밤에, 둔탁한 아버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목련과 벚꽃이 만발한 어느 봄날, 홀로 있던 아버지는 어느 봄밤이 이슥하도록 텔레비전 앞
세종매일   2017-03-20
[칼럼] (349)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2
아버지가 얼마나 자주 땀을 흘렸는지, 홀로 사는 고독함 보다, 부지런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아버지의 세상살이, 너나 할 것 없이 살아가는 삶도, 사회나 나라도 마찬가지리라. 아버지는 틈틈이 채소를 키우면서 농사일에 비우하며 한 개인의 내면적 성숙이나
세종매일   2017-03-10
[칼럼] (348)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1
아버지는 몇 평 안 되는 헐벗은 땅을 자신의 의지와 노고로 작은 천국으로 바꾸어 놓는다.여름을 기대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꽃과 채소, 과일, 그리고 그것들의 색과 향기를 창조해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보람찬 일인가?내 나이 서른둘이나 셋쯤이었고, 아버지
세종매일   2017-03-03
[칼럼] (347)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90
모든 정원은 잃어버린 낙원을 다시 찾으려는 시도와 닮았다.그래서 세상에는 이런 진리가 통용된다. 어떤 면에서 상상력을 좇아 살아 있는 자연의 일부분을 만들어내는 정원사의 일은 글 쓰는 일과도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누구보다 열심히 정원을 가꾸었던 아버
세종매일   2017-02-27
[칼럼] (346)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9
삶은 발가벗겨지고 법 밖으로 추방되는 생존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배제와 추방이라는 두 죽음 사이의 선택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었다.‘하면 된다’의 노력으로 출발해 ‘할 수 있다’는 자기 계발을 지나 ‘해야 한다’는 노력으로 결국 삶을 파괴하는 파
세종매일   2017-02-20
[칼럼] (345) 天風 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8
세계는 충분한 이유를 단시일 내에 설정하지 않아.그것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쌓은 사회적 과정을 통해서 어떤 이유를 만들어 줘. 한 인간에게도 그런 보수주의가 필요해. 인간은 마치 바닷가의 밀물과 썰물이 오래 오래 되풀이되는 것처럼 일정한 일을 반복함으
세종매일   2017-02-10
[칼럼] (344) 天風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7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북쪽나라 지도자는 우리는 끄덕없다, 라고 하면서 여전히 폭탄만 흔들어대고 있고, 듣고 싶은 말만 듣는 남쪽나라 지도자와 힘센 이웃나라 지도자는 폭탄을 그렇게 흔들면 국물도 없다고, 그리고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북쪽나라가 망할
세종매일   2017-01-23
[칼럼] (343) 天風 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6
그때도 그랬다. 남쪽나라는 30만명이 굶어 죽은 것은 전적으로 북쪽나라 지도자 탓이고 남쪽나라와 이웃나라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했다. 어떤 이들은 아주 고소하다고 박수를 쳤다.어쨌든 그 후 남쪽나라 순희는 다시는 북쪽나라 외할아버지를 볼 수 없게
세종매일   2017-01-12
[칼럼] (342) 天風 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5
우리는 강대국 사이에서 짓눌리고 핍박받는 과정에서 중립(中立)의 이상을 꿈꿔왔으며, 국민 감시체제를 휘두른 군부독재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정파간 파벌싸움에 세월 가는 줄 모르다가 선거에 패배하는 역사를 반복적으로 목도했다.그때도
세종매일   2017-01-05
[칼럼] (341) 天風 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4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여 내 생각을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마술이다.그러면, 내가 만들어낼 조각품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내 손에 들려있는 정을 부단히 움직이게 하는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나이가 들수록 그런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은 왜
세종매일   2016-12-30
[칼럼] (340) 天風 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3
한 줄 한 줄이 전전긍긍이었으므로 내 글 들을 그 흔적들이라고 해두자.하지만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거야. 인형이 아닌, 진짜 토끼가 돼 달빛 아래에서 산책하고 싶어 하는 인형, 작은 토끼의 모험을 담은 그림책이 되고 싶어. 작은
세종매일   2016-12-23
[칼럼] (339) 天風 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2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만의 노래를 갖기 위해 나는 멈출 수 없어! 우아하게 높여줄 나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어!우리는 사랑을 환대하며 곧 있을 고통을 예감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지도 않으면서, 두 팔 벌려 받아들이지. 그건 우리의 죄명이 사랑으로 둔
세종매일   2016-12-16
[칼럼] (338) 天風 9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81
이상(李霜)과 그의 ‘날개’가 적어도 100년을 앞서 갔던 아방가르였음을 어찌 의심할 수 있는가!누가 이상(李霜)을 의심하는가! 이상은 제국의 시민으로 웅크리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날개를 달아주며 불안과, 권태와 무기력의 시대를 벗어나길 기원해주었어.
세종매일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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