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

국토해양부의 2010년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도시화율이 90.9%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국민이 촌락이 아닌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56%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연립 및 다가구는 22.3%, 단독주택은 16.8%로 조사되었다.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1인 가구 현황과 특성’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이며, 그 비율은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세기 전 농어촌에는 기와집과 초가집이 대부분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발전이면서 변화이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도시로의 인구이동이 급속히 이루어졌고, 주택난 해결을 위해서는 아파트 및 연립이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농어촌에서는 새마을운동이 성공하고, 도시에서는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 국민의 경제적 삶은 한층 안정되고 풍요로워졌다.

가족의 형태도 대가족이 대부분이었고, 핵가족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어서 가족들이 갖는 정서적인 안정감에도 문제가 없었다. 

조사발표에서 우려되는 점은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이다. 전통가옥은 개방이 되어 있어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했고, 이웃 간의 경계를 지어 놓은 울타리도 낮았으며 대문도 도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못 됐다.

가족형태 또한 이삼 대가 함께 하는 대가족이라서 위아래의 질서가 확실했다. 집과 가정은 예의와 배려, 절제, 협동, 양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배움터이기도 했다. 개방형적인 주택의 구조가 인간의 삶에 더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아파트는 어떠한가?

비슷비슷한 구조 속에서 또 하나의 공통점은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것이다. 현관문만이 바깥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데, 현관문이 차단되면 불행한 일을 당해도 도움을 받거나 줄 수도 없다.

이웃과의 교류도 전혀 없어 가끔씩 언론에서는 사망한 지 오래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우울한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학교 교실을 보면 많은 학생들이 교사 1인을 향해 주입식 교육을 받는데 효율적인 형태로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한정된 공간에 의자를 원형으로 놓을 수도 있고, 마주 보게 놓거나 조를 편성할 수도 있는데 일률적임으로써 소통과 효율성을 모두 놓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학교의 교실처럼 주거 구조도 뭔가 잘못되어 있다. 전통주택에서는 마당이라는 넓은 공간이 있어서 가족 간, 이웃 간 화합을 이룰 때에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됐다.

혼례식이라든지 회갑연, 장례식을 진행할 때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과의 어울리는 장소로서 손색이 없었다. 현대의 주택도 이러한 면을 고려한 설계가 있어야 한다.

줄지어 선 사각형 모양이 아니라 중앙에 광장을 배치하고 그 주변을 ‘ㅁ자 형’으로 한다든지, 원형으로 둘러싼 건축물을 짓는다면 같은 주거장소에 사는 사람들은 더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전통가옥에서는 대청마루, 현대 가옥에서는 거실이 있어서 가족 간 소통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1인 가구’는 기본적으로 혼자 살기 때문에 다른 가족이나 타인과 소통할 수가 없다. 현대인들이 타인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원하는 측면에서는 유리해 보이나 정서적인 안정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하는 측면에서는 불리한 현황이다.

같은 마을 사람들이 서로 상부상조하거나 공통된 현안의 문제를 논의했던 반상회도 요즘엔 없고, 부녀회나 동계 등이 모두 붕괴된 상황에서 고립감은 점점 커져가는데, ‘1인 가구’의 증가는 현대인의 고독감이 점점 심화되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아파트 주차장을 적극 지하화해서 공간을 확보하고 그 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주민들에게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로 변환된다면 팍팍한 삶에 온기가 스며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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