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광노 학당장
▲천광노 학당장

2/4분기에 접어들어 때는 청명이다. 오늘이 한식이고 식목일이기도 한 4월을 맞아 생각나는 게 뭐냐고 물으면 4월은 누가 뭐래도 이승만에 항거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4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를 떠올릴 것 같다. 현 정부에서는 참 아픈 기억의 날이라 회상이 미미하지만 누가 뭐래도 4월의 한 페이지에는 4.19에 이어 세월호 라고 하는 안전 불감증과 유병언이라는 한 개인의 사욕이 합작돼 국민안전과 우리들의 자녀성장환경에서 안전이 얼마나 소중한 가를 명명백백하게 새겨야 하는 달이라고 볼 일이다.

사람이 사는데는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고 하여 먹고 사는 문제를 최고로 친다만, 그 앞에 놓아야 하는 것은 안보(安保)다. 안보는 전쟁 없은 세상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아무리 먹을 게 풍족하고 아무리 배가 고파도 총알이 날아오면 다 버리고 피난을 가야 하는 생명 문제라, 안보를 가지고 집권용으로 쓰고 안보를 가지고 패당을 짓는 정치권은 늘 막을 기력도 없었다.

안보가 최상위라면 차상위에는 안전(安全)이 있다. 교통안전으로부터 시작해 우리는 우리 가족의 안전과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안전문제에 대하여 그것이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선순위라는 것에 대해 의식이 약한 면이 있다. 이를 경고한 것이 바로 세월호였다.

먹는 것은 3순위로 밀려간다. 그런 다음에나 좋은 집이고 그런 다음에나 좋은 옷인데 우리는 자주 뭣같이 먹고 뭣 같은 집에 살아도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야 된다고 하는 개념상실에 빠졌다. 4월이 되었으니 이런 개념망실현상에서 우리가 벗어나야 할 것이 있을 것이므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2016년의 4월은 4년마다 돌아오는 전국동시 국회의원을 뽑는 4.13총선의 달이다. 불과 8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총선을 맞으며 우리는 매우 불편한 심기를 누리고 산다. 나라를 위해 우리 지역을 위해 어린이와 노인과 우리들의 가정을 위해 목숨이라도 걸고 이런저런 공약을 완성하겠다고 거리를 누비는 유세차량도 눈에 띄인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를 생각할 것인데 저들은 우리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저렇게 한다고 보이는 것이 문제다.

사실 국회의원을 잘 뽑으면 우리가 얼마나 살기 좋아지느냐고 하는 것은 하도 막연해서 설명이 쉽지 않다. 차라리 시장을 잘 뽑는 것이 국회의원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제적이라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말하기를 국회의원이 예산을 따다 주어야 시장이 살림을 한다고 하던데 참 어처구니없는 소리다. 국가예산이란 게 국회의원의 능력으로 뚝딱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므로, 국회의원이 공석이라도 기본은 배정되게 돼 있는 건데, 근간 경제부총리를 했다는 사람의 말처럼 내가 현직일 때 꽂아 논 후배들이 수두룩하니까 내가 말하면 예산을 무더기로 따 올수가 있다는 투의 말에 우리는 모른척 속아주어도 진실은 늘려봤자 몇 %겠느냐는 정도는 안다.

국가나 자치단체에는 기본이 있어서 원리는 남편의 봉급처럼 국가에는 들어오는 돈이 있다. 남편 월급이 300이든 500이든 중요한 것은 많이 가져오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어떻게 쓰느냐고 하는 점이다. 한 달에 500받는 월급에서 한 달에 600을 쓰면 적자이나 300을 받고도 50을 저축하는 집도 있어서 이게 국회의원들 말처럼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때는 24절기 중 청명이므로 청명의 의미를 새기려 한다. 맑을청, 밝을명, 누구나 다 잘 아는 절기 청명(淸明)은 비록 절기의 이름이지만 4월의 이상이 되고 꿈이 되고 또 4월의 노래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예로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한다.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이 한 말을 이제 청명의 달로 바꾸어 국회의원부터 맑고 밝은 심성을 가진 인물로 뽑자는 것이다.

청명한 양심, 청명한 삶, 약자를 가슴으로 아는 인격과 품성... 우리는 4월의 새노래를 만들어 돌아오는 곡우(穀雨)에 뿌려 하늘이 내려주는 복비를 내려받자고 노래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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