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광노 학당장
▲천광노 학당장

“돈? 돈 안주면 못한다? 난 돈에 별 관심이 없어. 돈 보다 중요한 가치는 많거든. 그러나 대개는 모르지. 돈 안 생기는 짓을 하면 바보고 무능력이고 세월을 썩히는 짓이라고들 하지. 그러나 그래도 나는 그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누구는 돈을 버는 것이 인생 최대의 가치라고 여겨 돈 안 생기면 안 한다는 거야. 나는 돈이 생기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이다 싶으면 불나비처럼 뛰어드는 사람이야.”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몇 년을 보내는 군요. 세종인성학당이 벌써 4년째라면서요? 학교도 아니고 학원이나 아카데미도 다 교육비를 받는데 왜 안 받습니까?”

“나는 학원이 아니니까 안 받고요, 나는 학교도 아니고 학당이라 받지 않는 건데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받을 자격을 갖지 않았었어요. 신고된 홈 스쿨의 과외도 아니고 허가받은 학원도 아니니까 받으면 불법이지요? 물론 너 댓 명을 가르치는 건 불법 과외가 아니니까 받아도 되지만 내가 돈을 받으면 올 사람이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가르치는 것은 값으로 치면 너무 고가라 그렇습니다. 학원비 정도로는 안 됩니다. 절반은 TV방송국 기능을 하니까 아주 비싸게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내고 보낼 부모가 없거든요. 특히 재주가 있는 아이들이어야 하는데 그런 집 아이들은 부자가 아니니까 한 달에 백 만원 내라면 불가능아닙니까? 줄려면 거져주라는 것을 배운 기독교인이다 보니 아예 공짜입니다.”

“그렇게 몇 년을 가르친다는 게 쉽지 않을 건데 그럼 뭘로 사세요? 달리 직업도 없는 작가라면서요. 작가가 부자도 있지만 대개 무소득이나 같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안 받는데 그치지 않고 매달 내 돈을 써야 됩니다. 신문사에서 나오는 소액의 사설칼럼 고료를 시스템 장비 사고 유지관리 새로 매입 또는 시설비로 쓰고요,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간식비랑 나다니는 경비랑 하여간 병아리 눈물 짜듯 하면서 아이들과 보냅니다.”

“그래서 생기는 것도 없는데 왜 계속하시나요?”

“그거요? 생기는 게 많거든요. 아이들의 점점 야물어지는 것입니다. 어린이 리포터로 대단합니다. 지역 영상 뉴스도 하고 방송원고도 작성하고 영상 편집도 하고... 하여간 인터뷰를 시켜보면 얼마나 조리 있게 잘 묻는지 초등학생으로서는 국내 정상급으로 컸습니다. 이게 내 품값이고 결실입니다. 그 재미고 그 보람입니다. 이것은 한솔동 아름동 빌딩하고 못 바꿀 정도의 엄청난 가치이며 결실이자 소득입니다. 이렇게 씨앗 값도 없이 겨우 구해다 심고 가꾼 결과가 어찌 돈으로 평가되겠습니까.”

2016년의 4월이다. 4월의 첫날이다. 그냥 만우절이라 웃고 말 게 아니다. 해마다 오는 4월은 천지가 새움을 트는 새 출발의 달, 공연한 헛소리를 한 게 아니라 필자의 심경을 그대로 써본 게 윗글이다. 그럼 왜 이런 말을 글로 쓰느냐 물으면 며칠 후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가를 생각하자니 하게 되는 말이다.

전국 253개 지역구와 47명의 비례대표까지 300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 세종특별자치시에서도 다섯 명의 후보자가 나선다. 일사각오 그들은 오직 당선만 꿈꾼다, 그러나 하나는 당선이고 넷은 낙선이라 당선확율은 25%인데 안 되면 죽는다는 각오로들 뛰고 있다. 어제부터 시작하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마 하룻밤도 제대로 못잘 것이다.

하루 종일 거리를 누비고 시장통을 누비고 저녁이 되면 식당을 돌고 늦으면 술집까지 드나들며 기호 몇 번 무슨 당 후보 아무개라 하고 센터로 돌아와 봉사자들과 하루를 돌아보다 보면 밤은 2시가 보통인데 새우잠 쪽잠에서 화들짝 놀라 눈을 뜨자마자 아직 어두운데 새벽장터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는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수십 수백 번 절을 하며 손을 흔들며 나를 알리는 것의 연속이다. 잠을 잘 새도 없고 먹을 새도 없고 그야 말로 죽을 새도 없이 날뛰다 보니 몸무게 5kg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왜들 이렇게 고생하는가? 당선을 위해서다. 당선되면 뭐가 어떻게 달라지기에 당선에 목을 매고 피를 쏟아 붓느냐고 물으면 우리 같은 글쟁이가 그 맛을 설명하기 어렵다.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어떻길래 얼마나 좋다고 할지도 잘 모르겠다.

돈이 넉넉해진다는 걸까? 명예가 출중해지는 건가? 큰소리치고 후손들에게 떳떳하고 가문의 영광이라는 것 맞지? 인생이 바뀌는 것이다. 반상제도였던 과거에 비유하면 상놈이 양반으로 바뀌는 이 엄청난 현대판 대박에 목숨을 걸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제 가치론적으로 접근해 보자. 빼앗긴 나라를 찾은 독립운동가처럼 내돈 내고 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나라를 찾아 후손들을 잘 살게 해 주겠다는 것과, 현실 나라빚이 수천 조원에 이르는 미래 우리 후손들의 빚을 벗겨내는 일에 앞장서서 현대판 애국지사가 되기라도 하련단 말인가? 아니라고 보인다.

내돈 내고 내 목숨 내놓고 내가 이 나라의 기성세대로서 후손들이 안락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내 뼈를 부수고 피를 쏟아내겠다는 각오로 표를 달라고 하는지 의문이다. 돈이 안 생겨도 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월급 애신 독립운동자금을 토해 내면서 국회의원을 하려는 거냐고 물으면 내가 바보다. 그렇지만 제안한다.

국회의원은 다달이 월급의 열 배를 내고 쓰면서 할 각오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나라가 빚 덩어리인데 이런 빚을 더 이상은 용납하지 않으려고 국회의원이 된다는 말이 듣고 싶고, 실제로 그런 의원이 절반은 못 돼도 열에 한명이라도 있어야 미래가 있다. 그저 못 뜯어먹어 환장을 하고 누리고 누리고 더 누리려고 악을 쓰면서도 부족하여 새로 누리고 또 누린다는 새누리당의 간판처럼 우리는 지금 누구에게 표를 줄지를 생각하게 된다. 결론이 있다.

세종시 국회의원이라면 대한민국 행정중심 제2의 도시다. 여기서 국회의원을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살림을 살피고 살찌우는데 본을 보이고 모범이 되어야 한다. 정부청사로 들어찬 이 도시의 의원이나 여타 253개 모든 지역구나 다를 게 없다면 역시나 빚지는 정부의 시녀로 종으로 꼭두각시로 4년간 호강을 누린다는 얘기란 말이냐. 정부를 제대로 운영하고 않고는 국민의대표자회의 의원이 될 우리 세종시 국회의원 한 사람의 애국애민정신이 씨앗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에 가치와 보람을 찾기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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