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6일 사설

▲ 천광노 학당장
▲ 천광노 학당장

2015년의 밝아오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하였다.

 “깨끗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오랫동안 쌓여온 적폐를 해소하는 일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의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끌어내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이어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하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까지 국가 5부요인의 신년사가 발표되었고, 우리 세종시에서도 이춘희 시장과 최교진 교육감을 비롯하여 전국이 지금 희망찬 새해 신년사로 우선 꼬까신 때때옷을 입은 듯 마음부터 부자가 되었다. 이때 또 북한 김정은도 통일메시지를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였다.

신년사는 내일을 그리는 것이다.

 어제를 말하는 게 아니라 희망의 메시지요 미래다. 꿈대로 그린대로 시년사 대로 2015년이 열리고 펼쳐져 결실되기 바라는 맘 간절하다. 그런데 왜 송년사는 안할까. 꼬까옷 신년사도 일 년을 입고 보니 절망의 메시지로 누덕누덕 기워야 하니 추하고 더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해해연년 새해를 맞는 결의는 다져온 터였으나 안타깝게도 연말이 되면 유야무야 긍정대신 부정의 한해를 보내는 국민의 실망은 상처가 더 늘고 깊어져 올해는 그러지 않기 바란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매사 국민의 편에서 판단하고 실천하면 제2의 세월호도 막고 제2의 찌라시나 땅콩리턴도 재발하지 않아 재발 안 될 방도는 있다고 보인다.

장그려, 장일반, 장그턱... 연례행사로 잘하겠다하고는 더 못해지는 장그려병... 재발의 원인은 누가 뭐래도 욕심이다. 편하려 하고, 덮으려 하고, 하나라도 내 앞에 큰 감 더 놓으려 하는 이기주이 발상적 정권지키지 급급증을 버리면 신년사에서 제시한 것보다 덤으로 더 거둘 방책이 없을리 만무하니 올해는 재탕 삼탕 말고 또 장그턱 장그려 병이 완치되기를 빌 뿐인 게 국민의 심정이다.

2015년의 대한민국은 대한독립 70주년으로부터 즐번하다.

을미사변 120년, 을사늑약 110년, 한일수교 50주년, 손가락은 제대로 꼽지만 어디가 고장인가에 별무관심이 고질병처럼 장그려병을 유발시켰다. 헌신과 희생정신은 물론 정권안위와 내 식구 챙기기적 인사정책에 이어, 가르고 적대시하는 화합과 소통부재를 고친다는 진심, 신년사 정신을 이루지 못한 탓이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 국민은 신년사에 코방귀를 꾼다. 너보다는 내가 낫다는 오만 지우기 독선제거... 뭔가 일자리 창출보다 앞세워야 할 게 바로 “정신차림2015년”을 국정지표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일기반 조성도 마찬가지다.
역시나 이상에 그칠까 우려다. 왜냐 하면, 김정은이 말하는 통일은 제 것을 준다는 게 아니라 너나 내게 주라는 세습안정이 본질이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퍼주기 없이 핵포기와 상계하고 우리식 자유민주주의에 동참하라는 것이므로 본질 격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고용창출이나 개혁이라는 개념명사 역시 애매하고 묘한 것은 동질이다. 너는 그런 놈이라고 내쳐 버리는 순간 인간관계는 대화와 타협을 위한 이해와 배려와는 무관하게 땅따먹기 하듯 척지고 돌아서게 마련인데 문제는 아닌척 하고 양측이 네가 숙이고 양보하고 내 결정에 따르라는 증후군이 바로 알바생과의 대화에서 네가 맞추어서 살라고 하는 철학같은 강권이 발동한 김무성의 처방이다.

갑질 갑질 나무란들 갑의 위세를 버릴 자 없을 것이다. 자원외교나 4대강 같은 아리송한 의혹만 누적되는 것도 짧은 글에서 이렇고 저렇다는 대안이 있은들 섬뻑 꺼낼 수도 없는 2015년의 대한민국은 국가개조는 처음부터 가당찮은 논조였고 정신개조가 선결이다.

이렇듯 신년사 홍수속에 이춘희 시장의 신년메시지는 “실질적인 행정수도 원년의 해로 만들겠습니다”라고 하는 군침이 흐른다는 점이다. 세종은 이제 겨우 세 살 박이 광역단체이므로 뜯어보면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정신이 없게 돼 있다.

살던 집 살림살이 이사를 한다면 한 가정이라도 이사하고 한참이 지나야 살림이 제자리를 잡는 게 보통이다. 그게 어디 있나 도무지 새로 이사한 집치고 혼란하지 않은 집 없어 살다보면 차츰 장롱부터 주방 책장까지 정착이 되는 법이니 이것이 세종시의 정주환경의 원론이므로 일일이 논하고 따질 일도 아니다만 오랜만에 듣는 듯 행정수도원년 이라는 이 귀익은 단어에는 귀가 쫑긋한다.

성경의 여인 룻은 보아스의 방에 들어가 이불자락에 발만 밀어 넣었다. 결국 보아스의 아내가 되어 다윗의 친조모가 되는 여인이다. 청와대나 국회가 세종시로 와야 할 이유는 이현령비현령이라 너도 옳고 나도 옳고 너도 그르고 나도 그를 수도 있는 일이라 코에 걸면 코걸이가 맞다. 할 수 있겠는가? 하겠다니까 시장에 당선되었고 한다고 보이는 전직 건설청장이므로 그 마음 그 심정 안다.

그러기에 청와대 분원이고 그러기에 국회분원 격이라는 건데 이대로가 좋다는 정부나 행수법은 위헌이라는 헌재나, 신년사로 일단 꼬드기고 연말이면 똥 걸레짝 물고 어디다 감출지 전전긍긍하는 친구(도망치는개)들이야 말로 개콘용어로 도찐개찐 아닌가.

이춘희 시장의 행정수도원년 발언은 친구(도망치는개)가 아니라 진정 친구(親舊)의 진심임은 국비과다소모 불문하고 세종매일이 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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