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노 칼럼 ‘세종의 눈’

천광노 학당장·작가
천광노 학당장·작가

만일 세종대왕이 살아계신다면 신문을 보실까?

 특히 ‘세종매일’이라고 하는 자신의 이름으로 발행하는 우리 신문을 보실까? 답은 보지 않으실 것 같다.

왜냐하면 요즘 정부부처 공직자들 거의가 신문을 안 보는 추세라는 점 때문인데 청와대는 세종시청사와 달라 만일 ‘근혜매일’이라는 제호로 만든 신문이 있다면 볼 것이고 대통령도 관심을 가져줄만 하리라 짐작만 해 볼 뿐이다.

첫 칼럼으로 인사부터 드려 마땅한데 인사한다고 치고, 엊그제 세종시청에 들러 뜨끔한 문구를 보고 충격을 받은 이야기부터 하겠다. 1층 화장실 옆 마지막 방이었는데 간판은 모르겠고..

내용인즉 A4용지 한 장에 “신문사절”이라는 큰 글자가 출입문에 붙어 있었다. 붙인지 오랜듯하여 지금도 그대로 있을 것이다. 이러니 신문에 칼럼을 시작할 입장에서 차마 못볼 것을 본 심정 서글펐다는 게 솔직한 속내다.

신문이야 물론 공보실에 쌓였을 것이고 시장실에도 들어가 있을 것이나 출입문에 저렇게까지 반 신경질질적인 글이 써 있는 것으로 보아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판에 칼럼방을 만들어 제호를 생각하다 “세종의 눈”이라고 한 것은 필자자신에게 다져주려는 각오다. 좋든 싫든 여기는 세종시니까 그래도 신문이 커야하고 글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릿일이 곧 신문이기 때문이다. 이글을 세종대왕께서 보신다는 자세로 써가겠다는 생각에서다. 세종대왕이 보실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도 보고 또 우리 세종시장도 볼 신문이라면 필자는 무슨 글을 어떻게 쓰고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막강한 힘을 발휘한 페이퍼뉴스라는 이름의 종이신문이 힘을 잃는 다는 것은 말 안해도 다 안다. 스마트시대를 맞아 정보의 홍수가 났기 때문이라는 등 당연하다고들 하는데 필자는 미소하나마 두 가지로 본다.

첫째는 신문사가 볼만하게 만들지 않은 탓이며, 고속화 1회용 바빠진 현대인들 삶의 환경과 문화가 바뀐 까닭에 붙들고 앉아 신문 볼 틈이 안 나기 때문일 건데, 알고보면 그것만도 아니다. 아무리 좋은 신문을 만들든 독서력이 없는 교육환경이 근본 원인일 것이다.

더불어 신문사의 함량미달 문제같다.

세종매일은 군단위 시승격도 안된 작은 읍소재지 신문이었다. 그러던 조치원이 세종시가 되고나자 정부청사가 들어서면서 10만도 안 되던 곳이 50만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서울에서 발행하는 신문을 중앙지라 한다면 지방지라 하는 광역소재지 신문에도 유력지라는 게 있고, 지역지였던 세종매일이 이제 팔자가 구자로 바뀌듯 중앙지 격으로 급상승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사는 서울에서 발행하는 신문과, 국무총리와 정부의 장관들이 사는 세종시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라면 이제 다른 15개 광역시에서 발행하는 신문보다 갑자기 위상이 달라져 버려 우리는 이제 지역신문의 옷을 벗고 비단옷을 입어야 하는 것이 숙명으로 다가왔다.

어설픈 양반노릇 잘못하다 기웃뚱 넘어지지 않으려면 독자가 손사레를 쳐 사절하든 거절하던 딴에는 이제 신문이 달라져야 하겠다. 어떻게 달라질까... 인구가 늘어나는 그 만큼 성장해야 한다. 중앙지와 대등한 격조를 갖춰가야 한다. 서둔다고 될 일은 아니겠지만 신념만은 확고해야 한다.

세종시 역시 세종대왕의 덕성과 인성을 드러내라는 것이 숙명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의 세종정신과 덕성에 따라 대한민국을 이끌 책무도 있다.

이는 세종시이기 때문에 당위성이 충분하다. 여타 어떤 한국의 광역 지방 자치단체라 하여도 세종시와는 격조가 다르다.

특히 정치가 그래야 하고 행정이 그래야 한다. 여기는 대한민국 5천만과 연370조원대의 엄청난 나라살림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정부부처가 있는 특별자치시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세종(특별자치시)이 건실하면 대한민국이 건강하지만, 세종이 부실하면 5천만이 약해진다. 잘하면 효과는 만배일 것이나 잘못하면 역효과가 천배일 것이다. 특히 우리 세종매일의 책임도 막중하다.

한낱 지방도시의 작은 언론사가 무엇을 하느냐 하면 안 되는 것은 우리는 세종매일이기 때문이다.

세종매일은 언제나 세종대왕의 정신을 찾아 앞서가야 한다. 정치도 세종이며 교육도 세종이고 항상, 늘, 언제나, 세종이고 해해연년 달마다 날마다 “과연 세종대왕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할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서 필자의 어깨에도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그 책임은 매사(每事) 세종의 눈으로 보게 하는 청사초롱을 밝힐 책무다.

 시장, 면장, 의장, 의원… 어찌 이렇게 작은 눈으로만 보겠는가. 국무총리, 각부 장관, 실 국장으로부터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청사 전체공무원들까지, 무엇이든 세종대왕의 눈으로 보고 세종특별자치시의 시각에서 보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지 않느냐고 하는 청사초롱의 방향을 잡아 비쳐주기도 해야 한다.

천광노 칼럼 세종의 눈--- 그 밝기와 높이를 바라보며 갈 것이다. 물론 겸손하고 유(柔)하면서도 웃음 띤 얼굴이어야 한다는 것 잊지 않아 대한민국은 물론 지구촌의 세종매일다운 세종의 눈이 되도록 잘 해 보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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