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

태풍 할롱이 지나가면서 인천 송도에서는 쌍무지개가 하늘을 수 놓았고, 보름달 중에서도 가장 크고 밝은 슈퍼 문이 떠오를 때, 이 슈퍼 문 주위로 연중 가장 많은 별똥별까지 쏟아져 내린다고 한다.

연초부터 각종 사건과 사고로 놀란 가슴과 우울함이 가득했는데, 이젠 태풍으로 울적함을 씻어버리고 맑게 갠 파란 하늘처럼 더 이상의 재앙 없이 평화와 안식이 가득하길 슈퍼 문을 바라보며 기원해 본다.

말복과 입추가 겹치면서 더위는 물러가고 어느새 가을이 우리 곁에 온 듯 아침저녁 기온이 선선해졌다. 태풍으로 대기는 깨끗하고, 햇살도 눈부시게 빛나고, 하늘빛도 맑고 투명해 곡식이 하루하루 잘 무르익어 갈듯한 기대감이 든다.

상반기엔 가뭄으로 농사에 타격이 컸으니, 하반기에라도 날씨가 도와줘서 농사가 잘 되기를 소망한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8일부터 청문회를 진행하기 위한 합의점이 잘 찾아지길 바란다.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주시하는 만큼 합리적인 성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10명의 실종자들이 남았고, 제 5차 수색계획에서는 민간 잠수사를 35명에서 48명으로 대폭 증원시켜 세월호 선체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살이 가장 센 대조기에 잠수사들의 안전 또한 대단히 걱정된다. 잠수사들의 충분한 휴식과 교대를 통해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길 바란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군대에서의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임모 병장의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고,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각종 의문사, 군대 탈영 등의 뉴스로 여론은 시끌시끌하기만 하다. 국방의 의무를 다 하기 위해 입대한 젊은 청년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겪는 각종 고통을 기성인들은 너무 등한시한 것 같아 반성된다. 

아빠가 군대를 다녀왔고, 엄마들은 장성한 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도, 너무도 안일하게 자식들을 바라본 것은 아닌지 싶다. 군대 가기 싫어하는 아들들에게 왜, 무엇 때문인지는 확인하지 않고 용감하게 다녀와야 한다고만 말했다.
 
군대를 기피하는 이유는 많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군대 내 폭력 때문일 것이다. 군대 내 폭력과 문제점들은 외부와 차단되기 때문에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고, 은폐와 조작이 쉽기 때문에 많은 사건사고가 의문에 싸인 채 처리되는 것이 다반사다.

그렇다면 명백한 사건들이 왜 은폐, 조작, 축소가 될까? 여기에는 상관들의 진급 기준으로  부대 내 사고가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진급을 위해선 진실이 철저히 은폐되고, 조작되고, 축소가 되어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잊은 지 오래된 곳 같다.

인성과 실력이 결여된 상관들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교사를 평가하는 것처럼 매년 평가를 통해 점수가 낮은 상관들에 대해서는 강제 전역을 시키는 방법도 필요하다. 사병 간에는 동료평가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된 사병들에 대해서는 재교육과 연장 복무를 하게 하는 것도 검토해 볼 일이다.

군에서 내 놓은 대책이 국방인권협의회를 설치하고, 대대급을 인권교관으로 임명하여 인권교육을 총 9시간 시키겠다는 것,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를 20여 명의 군사 전문가, 학계 인사, 정부 관료, 전·현직 장병, 일반시민으로 구성하여 불시에 병영을 방문하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책이 탁상공론적이고, 실효성에 기대가 안 간다.

근본적인 시스템 정비가 아닌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느낌이 강하다. 진정성 있게 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군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전쟁이 종료된 상황이 아닌 휴전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강력한 군대에 틈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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