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휴일 저녁 가족과 함께 고복저수지쪽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고복저수지는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곳이다.

봄에는 벚꽃 가로수들이 하얀 꽃등을 수만 개 밝히고 주변 산 빛이 참 아름답다. 여름엔 신록과 수영장, 낚시하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부럽고, 가을엔 울긋불긋 단풍이 저수지에 비친 산 그림자가 그윽한 것이 또한 아름답다.

또 눈 내리는 겨울엔 나뭇가지에 얹힌 눈꽃도 예쁘고, 초봄 안개 자욱한 날의 몽환적인 분위기도 쉽게 접해 볼 수 없는 환경이다. 하늘이 맑고 깜깜한 밤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수많은 별과 달을 맘껏 구경할 수 있는 그곳이 바로 고복저수지이다. 

 차창으로 보이는 과일 꽃들과 열매들 또한 좋은 구경거리이다. 복숭아가 빨갛게 익어 가는 모습,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려서 까맣게 영글어 가는 모습, 가을에 배들이 포실포실 살찌어 가는 모습도 덤으로 볼 수 있어 사계절 아름다운 곳으로 손색이 없다. 그리고 고복저수지 주변의 음식들은 또한 얼마나 맛이 있는가?

각지에서 손님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식사 후 드라이브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곳들도 잘 갖추어져 있어서 먹고 휴실할 수 있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요즘엔 저수지 둘레에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았는데 그동안은 구경만 하면서 지나다녔다. 시간이 여유 있으면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상황이 여유롭지 않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산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날도 가족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저수지 초입에 마련된 산책로를 걸어보았다. 마침 해가 넘어갈 무렵이었고, 새들은 귀가를 하는지 머리 위에서 떼 지어 날아다녔다. 산책로는 아름답고 편리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우리 주변에 이런 시설이 있음에 자부심이 생겼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의 모습을 가족들이 다 같이 지켜보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대화도 나누었다.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가족사진도 찍고 산책로를 따라 여기저기 거닐었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는데, 보도블록이 불량품으로 공사를 했는지 여기저기 깨져 있었다.

누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고, 블록 자체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지나치게 약한 블록을 사용한 탓인지 시공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깨진 것들이 너무 많았다. 누구의 책임인지는 모르겠으나 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은 이슬비가 내리는 중에 또 다른 산책로를 걷게 되었는데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런 산책로가 아니라면 어떻게 고복저수지의 더 큰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겠는가 싶었다.

고복저수지의 물빛은 짙은 초록색으로 맑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물 빠진 곳에는 기름의 유입으로 인한 무지갯빛 띠가 보였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서 보기에 안 좋은 곳도 있었다. 지형상 쓰레기를 제거하기도 어려워 보였는데 그런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다.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가족과 연인, 친구들끼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담소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아름다운 고복저수지도 감상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기쁨으로 여기고 우리 스스로 잘 가꿔서 후손들에게 물려준다면 후손들 또한 잘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는 의식이 필요하다.

한 번 훼손된 자연을 원래대로 회복시키기에는 너무 오랜 세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더 이상 자연을 오염시키거나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름다운 강산 푸르고 맑게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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