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아이가 입원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병원에서 2주일 정도를 머물렀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아들이 자전거를 타다가 손톱을 다치게 됐다.

골절로 간단한 수술을 했고, 뼈에는 이상이 없어 다행이었다. 생각지 않은 일로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자 비상상황이 됐다. 부모님들이 매일 집에 오셔서 딸들을 돌봐주셨고, 병원에도 다녀가셨다.

 처음엔 놀란 마음에 긴장이 됐다가 이튿날이 되어서는 걱정되는 마음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가 있을지 찾아보았다.

병원에 오기 전의 일주일은 오랜만에 아주 바쁜 시간을 보냈었다. 그래서 피로감이 큰 상태였는데 누적된 피로를 휴식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마음의 긴장도 풀고, 부족한 수면도 보충을 했다. 그리고 더 여유가 생겼을 때에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도 확보됐다. 

 아이는 손만 불편하고 다른 부분은 문제가 없어서 그다지 수발하기가 힘든 편은 아니었다. 하루 세 번의 식사가 제공되고, 시원한 에어컨이 있고, TV도 있어서 그다지 불편함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일상생활의 복잡함을 크게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고, 쉽게 올 수 없는 기회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미루어 두고 나 자신에게 휴식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았다. 

 바쁘게 살 땐, 여유가 있었으면 싶고, 여유가 넘칠 땐 바쁘게 생활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생활하면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단조로운 생활을 탈피하기 위해 모임에 가입하다 보면, 갑자기 정신없이 바빠지고 집안일은 제대로 건사되지 못할 때가 다반사다. 직장 일을 하지 않더라도 더 바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가 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당초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예기치 않은 휴식시간을 맞이하다 보니, 살면서 필요할 때 휴식을 하기가 쉽지 않음을 느꼈다. 선진국 사람들처럼 휴가가 정확히 있는 것도 아니고, 개념도 잘 서 있지 않아서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낸 적이 거의 없다.

생활에 쫓겨 살다보면 일 년 중에서 제대로 된 휴식의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일주일 중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이 자유로울 수도 있지만, 주부된 입장에서는 평일에 비해 노동의 강도와 가족들의 요구 때문에 더 피로한 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정도 병원에 있다 보니 그 동안은 편하고 좋았다. 복잡한 것으로부터 많이 차단됐고, 가정 일에 대해서도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훨씬 덜 느껴졌다.

그리고 진행해야 될 일들에 대해서도 아이가 아파 병원에 있다고 하면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확실한 이유가 될 수 있어서 더 이상의 요구가 이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거절의 이유로서 대부분 양해를 얻을 수 있었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는 생각이 마음속에서부터 들었다. 그리고 평생에 이렇게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또 올까 싶었다. 이런 생각은 아이가 큰 문제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여름철이라서 염증이 날까봐 조심스러워서 입원일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재충전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 집에 돌아가면 의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상반기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상반기를 되돌아보면서 반성하고, 새롭게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이 되었다. 이제 7월이다. 따가운 태양과 맞서야 할 때이다.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한 전략을 잘 짜서 뜨거운 여름을 잘 이겨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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