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문학 편집인 박용희

점심 시간에 관공서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됐다. 몇 몇 식당들은 관공서에서 온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날씨는 춥고, 한정된 시간 속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것이 최상일 것이다.

규모가 큰 관공서일 경우 구내식당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개는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오 12시에서 오후 1시 사이가 점심의 피크로 보였다.

조치원읍은 그동안 구도심과 신도심의 변화가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관공서와 시장, 학교, 버스터미널, 기차역을 바탕으로 중심지가 형성되었었다. 조치원읍은 오랫동안 도시 중심지 역할에 변함이 없었고, 큰 발전 없이 존재해 왔다.

그러다가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침산리와 신흥리, 죽림리에 건설되면서 상가들도 동시에 신규로 들어서거나 구도심에서 신도심으로 끊임없이 이전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조치원읍내에서의 작은변화가 지역주민들의 생계와 생활에는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가 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기쁨의 환호를 외쳤고, 축하 분위기가 연속이었다. 기쁨에 들떠 아직까지도 세종시 중심지 이동에 따른 명암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지도 모르겠다.

과천시는 과천청사에 입주해 있던 관공서들이 세종시로 이전을 하게 되자 주변 상가는 그야말로 몰락 직전이라고 한다. 또한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하게 되자 도청 인근의 식당 및 상가들의 타격은 심각하다고 한다.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인다. 현재 조치원읍에 있는 관공서 대부분이 정부청사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이전을 하게 된다면 그 휴유증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그 동안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살아 온 원주민들에게는 문제의 심각성이 아직도 느껴지지 않는지 조용할 뿐이다. 본인이 아닌 마치 타인들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터가 연기군에서 세종특별자치시로 승격됐다. 군민, 읍민, 면민에서 시민으로 우리들의 신분도 상승되었다. 청사가 들어서는 곳에서는 건설열기가 뜨겁다.

최첨단 건설공법으로 멋진 청사들이 속속 들어서고, 교통로들도 거미줄처럼 개통되기 시작했다. 활기찬 건설현장을 오고가며 그저 구경꾼처럼 바라만 볼 뿐이다. 우리들도 다함께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삶의 터전만 내주고, 주인공은 타 지역에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이 마치 주인공인 것처럼 행동하고 우리들은 박수만 치고 있는 듯한 씁쓸함이 느껴진다.

일부 지도자들이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공공기관 청사를 조치원으로 이전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다. 공공기관 청사를 이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이런 외침을 통해 세종특별자치시가 균형발전을 이룩해야 되고, 세종시 북부권이 소외되지 않고 공동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요즘 명품 도시, 명품 교육 등 명품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명품 도시는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자구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초기에 많은 사람들을 배려한 도시설계를 한다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소외받는 사람을 감소시킬 수 있다.

원주민들과 이주민들을 배려한 도시설계를 통해 서로 상생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시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설계란 것이 완벽할 수 없으므로 상황이 변화되고, 돌발변수가 발생할 경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발견된다면 신축적으로 설계변경을 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의 명품들을 보면 오랜 세월 동안에 걸쳐서 완성됐고, 잘못된 설계는 계속 변경하면서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의 국가정책이 국민들을 배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국민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 정책들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고, 국민들에게 외면당했다. 세종시가 세종대왕의 훌륭한 위업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도시명이 결정됐다. 매순간 세종대왕이었다면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해결하셨을까 생각해 보면서 미래를 보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명품도시 세종특별자치가 되어 가길 소원한다. 각 기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분들의 진정어린 애향심과 덕 있는 리더십으로 크고 작은 현안들을 잘 해결해 나가길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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