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 외벽 무너져 내린 채 ‘방치’

 공주시외버스 구 터미널 옆 공산성 외벽이 무너져 내린 채 2주째 방치돼 있어 지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공주시는 예산 부족을 내세우며 손을 놓고 있다.

 이 사고는 지난달 21일 밤 9시경 발생했다. 다행히 지나던 행인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주변 주민들에 따르면, 이번 낙석사고는 예견됐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공산성 외벽 주변 바위들이 군데군데 갈라지는 곳이 많아지면서 조그만 충격에도 무너져 내릴 듯 아슬아슬 했다는 것이다.

 운동 삼아 매일 공산성을 오른다는 주민 김모씨는 “공주시가 성곽 주변의 잡목을 제거한 것도 이번 사고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성곽이 잘 보이게 하는 수종갱신 작업도 좋지만 너무 한꺼번에 나무들을 베어버려 경사가 심한 곳은 산사태가 우려 된다”고 했다.

 현재 낙석사고 현장 주변엔 2차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사고 이후 공주시에서 취한 조치라곤 주변에 안전띠를 둘러 임시조치만 해 놓은 것뿐이다.

 부스러진 돌들이 언제 또 쏟아져 내릴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무너져 내린 바위덩어리와 잔돌들로 그 주변 인도는 점령당했고, 도로 1차선은 주차해 놓은 차량들로 인해 지나는 시민들은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고 현장 옆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외벽이 언제 또 무너져 내릴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며 “외지 관광객들은 ‘낙석사고 현장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공주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한마디씩 하고 간다”고 전했다.

 시청 공무원들이 현장 점검을 자주 나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한 번 다녀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공주시는 새로운 사업들을 펼치며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물려받은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도 못하면서 새로운 사업들만 벌려놓는 공주시. 이런 공주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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