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안위원장 놓고 여야 극한 대립…국민의힘 보이콧 선언
“일은 안하고 싸움만 하려고 의정비 올렸나?” 비판

▲세종시의회 전경.
▲세종시의회 전경.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비례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교육안전위원장 자리를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전투구하고 있다.

그들만의 ‘자리싸움’에 시민은 안중에 없고 자기 몫 챙기기에 열중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5일 민주당은 국민의힘 반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제88회 임시회에서 같은 당 소속 안신일 의원을 교안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다음 날인 지난 6일에는 국민의힘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전면적인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 사태의 발단은 교안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소희 의원이 지난 4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신청을 위해 사직하면서 출발했다.  

공석이 된 불과 4개월의 한시적인 자리를 놓고 여야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나온다.

국힘은 교안위원장이 지난 2022년 7월 원 구성시 여야 합의에 따라 자신들에게 배정된 자리인 만큼 국힘 소속 시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학서 교육안전위원의 위원장 선임 요청에서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김광운 원내대표가 맡는 것을 제안했다.

그에 반해 민주당은 교안위원장의 중도 사퇴의 책임은 전적으로 국민의힘에 있는 만큼 그 주장은 수용할 수 없고 오히려 책임은 없고 자리에만 연연한다는 입장이다. 

시발점이 된 이소희 의원의 사퇴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김광운 원내대표는 “여야를 떠나 동료의원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직하는 것에 축하는 못할망정 막말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 개인의 영달을 위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또한 교육위원장을 사퇴해 남은 의원들이 힘들다는 등 알 수 없는 핑계로 국힘 몫인 교육안전위원장 자리마저 독식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광운 원내대표는 “교육안전위원장 자리가 탐이 나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상대 당 의원이 잘 되는 것이 배가 아픈가”라고 물었다.

특히 “현재 세종시 국회의원이 2명인데 향후 이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되면 세종시에 국회의원이 3명이 되는 만큼 세종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태도를 강력 비난했다. 

김광운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독주와 오만을 멈추고 사과할 때까지 향후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김효숙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힘의 기자회견에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힘은 중도 사퇴 및 역할을 충실히 못한 책임을 지고 위원장 욕심을 내려 놓으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소희 의원의 총선 도전을 존중한다면서도 “1년 8개월만에 자신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 그리고 상임위원장직을 중도 사퇴한 것은 시민에게 한 약속을 무참히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숙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들은 직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고 이 의원 역시 그랬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의원은 임기 중 중앙당 활동에 더 매진하면서 정작 본연의 역할인 위원장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효숙 원내대표는 제88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국힘 의원들의 이탈을 언급하며 “매번 ‘소수당이라서 그렇다’를 운운하며 자리를 이탈하는 모습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은 행동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불과 4개월의 자리를 놓고 치고 받는 모습 이면에는 후반기 원구성에 대한 기싸움도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런 저런 사유가 붙지만 결국 세종시와 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그들만을 위한 자리 다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양당의 갈등의 패턴은 대체로 동일했는데 소수당인 국민의힘의 빈번한 보이콧 선언은 무책임과 무능으로 비춰진다. 

반면 민주당은 다수당으로 집행부와 혹은 국힘 시의원들과 협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독주와 오만에 대해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의회운영위·행정복지위·산업건설위·교육안전위원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의 민주당 독식에서도 그 일면을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세종시의회는 올해 연봉 6천만원 시대에 돌입하며 그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그 구성원인 양당의 시의원들은 구태와 대립을 답습하며 점점 퇴보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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