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사업비 발언 확인 “등가적이지 않다”… 러브샷 관련 “여사장은 여종업원과 다르다”

▲상병헌 시의회의장.
▲상병헌 시의회의장.

재량사업비 요구 발언· 러브샷… 했다는 건지 아닌지? 

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장이 지난 3일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 조례 개정안 관련 브리핑 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 다소 납득하기 위한 어려운 해명으로 논란이 됐다. 

이날 언론브리핑은 개정안을 둘러싼 시와의 갈등에 대한 민주당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오히려 결과만 놓고 보면 ‘독’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 의장은 “오늘 이 자리는 개정안에 관련해 세종시장과 국민의힘 측의 일방적 주장에 잘못 알려진 부분을 말하고 조례 공포의 당위성을 알리고자 마련했다”며 세종시장의 재의 요구, 재의요구 건 표결, 김학서 부의장 불신임한 의결과정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브리핑 후 이준배 경제부시장이 밝힌 ‘상 의장의 재량사업비 요구’ 발언과 김광운 의원이 폭로한 상 의장의 ‘러브샷’ 논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상 의장은 먼저 재량사업비 요구 주장 관련해 “물밑대화라고 하면 비밀이 보장되고 대화 내용을 공개 않는게 예의지만 유감스럽게도 밀사라고 하면서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대로 내용이 나온 것도 아니라 각색하고 왜곡돼 편집됐다. 이 부분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상 의장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조례안 공포 관련해 고기동 행정부시장을 만난 후 국민의힘 김광운 의원이 찾아왔는데 민주당 소속 여미전 의원, 김영현 의원을 불러 4명이 한 자리서 대화를 나눴고 이 자리에서 조례안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상 의장은 “이준배 부시장이 (조례안과 재량사업비 관련) 딜을 했다고 하는데 딜이라는 것은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 등가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시장, 행정부시장이 제안한 내용과 내가 요구한 내용이 등가적이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게 등가적이지 않다.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시장과 행정부시장이 얘기한 내용에 대해 설명을 조목 조목했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고 돌려보내서 상황이 정리된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딜인가”라고 반문했다. 

다소 애매한 설명에 다시 재량사업비 3억원, 1억원의 발언을 했냐는 질문이 나왔다.
 
상 의장은 “우리 의원들에게도 지역구 사업, 민원을 해결할 여지가 많은데 이런 걸 하나도 공유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김광운 의원도 다 똑같이 얘기하고 공유했다. 이 부시장이 내가 재량사업비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요구가 아니다. 본론을 끝내놓고 사담으로 차담으로 얘기를 나눈 것이다. 이게 어떻게 등가적인가 정말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거듭된 재량사업비 발언 확인 요구에 “어떻게 생각이 드냐면 본질은 놔두고 엉뚱한 걸로 꼬투리 삼는다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했다. 이것이 딜이 되려면 서로 내용이 등가적이야 하는데 등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 부시장에 대해 “의회 의장을 상대로 저런 발언을 함부로 하나 격에도 안 맞는다. 품격있는 공직사회에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의회 집행부간에 불필요한 갈등하는 유발하는 당사자로, 시의회 의장 당사자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업원과 러브샷을 했다는 김 의원의 폭로성 주장 관련해 상 의장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상 의장은 “김 의원은 여종업원이라고 표현했는데 우리가 사회적으로 생각할 때 여종업원과 여사장은 다르다. 지위가 다르고 신분이 다르다. 대접 받는게 약간씩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체손님이 가면 음식점 주인이 의례적으로 인사하지 않는가. 인사받은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성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과정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명백히 허위 사실로 나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러브샷 여부에 대한 거듭된 질의에 “지금 이해가 잘 안된다. 어떤 부분이 궁금한가. 질문한 김에 아예 여기까지 물어보죠. 누가 권했는지”라고 말했고 이어 누가 권했느냐는 질의가 나오자 “사장이 청했다”고 답변했다.

이날 기자 브리핑은 결국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마무리 됐는데 상 의장의 답변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재량사업비 요구 발언에 대해 본질은 외면한채 엉뚱한 걸 꼬투리 삼는다고 반박했지만 오히려 상 의장이 본질을 훼손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질의는 재량사업비 관련해 구체적인 액수와 발언 여부의 확인이었음에도 구체적인 확인보다는 ‘등가적이지 않다’ 등의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과 배경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모습이었다.

또한 성추행 혐의로 비판을 받아온 상 의장 입장에선 러브샷 논란이 성프레임을 고착시키려는 의도라는 반발도 납득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해명이 또 다른 성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상 의장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러브샷은 이뤄졌는데 그 대상은 여종업원이 아닌 여사장으로 보인다.

그의 설명처럼 단체 손님에 대한 인사방식이 러브샷인지는 의문이고 특히 (여종업원과 여사장) 지위와 신분은 다르고 대접이 다를 수 있다는 발언은 다소 상식 밖의 설명이다.

상 의장은 이날 재량사업비 요구, 러브샷 주장에 대해 악의적인 발언으로 법적 대응도 시사했지만 반발에 앞서 세종시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이며 공인(公人)이라는 위치에 대해 좀 더 따져보고 성찰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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