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교내 핵심시설 ‘아치형 전망대’ 엘리베이터 없어…장애인·노약자 ‘이용 불편’

 
 

“몸이 불편한 나 같은 사람은 전망대에서 경치를 보고 싶어도 그냥 그림의 떡이다”

행복청과 LH가 지난 24일 정식 개통한 ‘금강보행교’. 
국내 최장 전용 보행교량임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교통약자의 이용은 제약하며 그들의 보행 환경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금강보행교내 많은 시민들이 찾을 것으로 보이는 높이 20m의 아치형 전망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경사진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은 사실상 해당 시설 이용에서 배제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치형 전망대는 금강보행교 북측(중앙공원측) 접속교 상부에 위치해 금강보행교증 가장 높아 위치로 중앙공원 및 금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대다수의 시민들이 찾는 핵심 공간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일부 시민은 금강보행교를 한바퀴 도는데 만족하며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어 불만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LH는 초기 설계부터 엘리베이터 설치를 고려했지만 여러 문제로 설치가 불가능했다고 주장한다.
 
LH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는데 보행자 동선·구조적 안전성 문제와 금강 제방사면에 걸리는 문제 등으로 설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설계 당시에 판단이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호주 (시드니) 하버 브리지를 모티브로 경사가 있는 아치 구조를 활용해 레저개념의 클라이밍 체험시설로 활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논의과정에서 엘리베이터 설치 요구가 있었지만 뒤늦게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시공상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LH측의 해명에도 시설 개념 자체가 전망대를 계단으로 등반(클라이밍) 체험하는 클라이밍 체험시설이라는 주장은 교통약자 등이 이용할 수 없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전망대에 오르고 내려갈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전망대 계단은 초입부에 경사가 급하고 조금씩 완만해져 평균 기울기는 27도라고 한다.
떨어지거나 넘어지는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별도의 안전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LH는 현재 안전시설로 각 계단마다 5개소의 안전난간 공간을 확보해 만약 떨어지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했다며 별도의 안전관리인 배치 계획은 없지만 추후 이용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금강 보행교’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을 기념해 둘레를 1446m 정하며 세종의 환상형 도시구조를 형상화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 전용교량으로 세종시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한창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동등하게 누릴 수 없는 하나의 장애물로 인식하며 또 다른 소외감을 느낄 전망이다.

한 시민은 “(LH는)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정말 방법이 없었는지 의심이 든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보행전용 교량이라고 떠들면서도 정작 우리는 밑에서 보고 그냥 돌아가라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