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쯤이면 세상의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답을 가지고 있고, 인간의 마음 바닥까지 이해해 고요한 마음으로 그윽한 삶을 유지할 줄 알았어.”
“…”
“하지만 마흔 살이 되었을 때 내가 알아차린 사실은 마흔 살을 불혹이라 명명한 이유였지.”
“기때가 되면 마음이 더욱 치성하게 외부 자극과 유혹을 향해 내달리기 때문에, 경계하는 차원에서 그런 이름을 지은 듯하고마.”

“그때부터 비로소 세상과 관계 맺으면서도, 내면에서는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
“내 청소년기에는 외부 집단과 접촉하면서, 의미있고 풍요로운 자기 개념을 만들거나, 외부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관계에서 자기가 누구인지 잊어버리는 현상을 맞았제.”   
“나는 청춘기 내내,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웠고, 이따금 사람들로부터 먼 곳을 찾아가 혼자 조용히 지내곤 했어.”

“평온한 40대에는 쉰살이 되면 삶이 담백해져 있을 줄 알았제.”
“무엇인가를 구하기 위해 분주하던 마음도 쉬고, 떠들썩하게 어울리는 일에도 흥미가 없어질 거라 믿었어.”
“…”
“담백하고 단출한 삶 가운데서 오직 내면의 풍요로움을 향유하고 싶었어.”
“하지만, 여전히 세상과 질긴 미련으로 얽혀있다는 점이제.”
“그때부터 탐심을 내려놓으며 단순한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었어.”
“삶의 형태는 단순하게, 내용은 생산적으로 살기를 꿈꾸제.”

“그럼에도 무슨 주문처럼 ‘서른 살이 되면, 마흔 살이 되면…’하는 기대를 품곤 했어.”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삶의 내밀한 방식이나 의미 같은 것이 었제.”
“저축통장이나 집문서 말고?”
“삶에는 다른 목적이 있을 것 같았제. 하지만 내가 받은 교육 과정에는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이 없었제.”

“높은 차원의 도덕적 삶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돼.”
“장년기를 지나며 생산적인 삶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지금, 나는 또 꿈을 꾸고마.”
“그래, 일흔살이나 여든 살이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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