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에 출전할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이 발표됐다.

독일 월드컵에 출전할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이 발표됐다. 다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운 얼굴들이다. 해외파와 국내파, 고참과 신인들이 잘 섞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다. 그들에게서 다시 희망을 본다. 4년 전의 기세와 열정으로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하자.
남은 기간 수비의 조직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수를 4명으로 하는 포백 시스템을 쓴다. 포백은 공격적인 축구를 가능하게 하지만 수비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뚫린다. 어이없는 실점을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력을 더 다지고 반복적인 세트플레이 훈련으로 골 결정력도 높여야 한다.
국민은 이미 감독이 다 됐다. 어느 자리에 가도 16강 진출의 ‘비책’을 들을 수 있다. “토고는 반드시 잡고, 스위스와 프랑스 중 한 팀과는 비겨야 한다”거나 “스위스보다 오히려 프랑스가 상대하기 쉽다”는 등의 관측이 쏟아져 나온다. 누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야 하는가에 이르러선 모두가 전문가다.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이렇다.
이를 잘 살려야 한다. ‘붉은 악마들’의 함성을 처음 들었을 때 해석들이 구구했다. 억눌렸던 민족주의의 표출로 보는 사람도 있었고, 민주적 공동체의 형성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신바람’이었다. 신바람만 나게 해주면 뭐든 잘 한다는 사실이었다. 분출하는 이 에너지를 국가 선진화의 수로(水路)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월드컵을 거치면서 그 답을 우리 국민이 스스로 내봐야 한다.
축구는 만국의 공통 언어다. 441g의 조그만 공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인종과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되니 경이롭다. 누구나 변방(邊方)의식을 털어내고 세계와 호흡할 수 있게 한다. 태극전사들의 선전(善戰)과 국민적 응원 열기가 우리의 의식과 기준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한 차원 높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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