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평소 전선생 답지 않게 나를 실망시키려하는 거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비리문제는 해결되어야 합니더!”

목에 잔득 힘주어 말했다. 그날 봉준이와 함께하면서 현장 교육의 문제는 내가 평소 알고 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고 심각했다.

“프랑스의 교장들은 파업을 자주한다예.”
“교장이 파업을 하는 이유가?”
“공문 처리건수가 너무 많다며 줄여 달라는 게 이유아이가.”

“그럼, 다른 나라는?”

“독일의 교장은 학교에서 가장 바쁘고마.”
“교장이 바쁘다니!”
“담임교사가 결근을 하면 수업을 해야 하고, 학교 행사도 직접 맡아 하제.

“직접 한다고?”

“교사들은 골치 아픈 일을 교장에게 맡기고 수업에 전념하제.”
“학생지도는 어떻게 하고!”
“학생지도가 어려우면 그것도 교장의 몫이제.”

“오, 그래? 미국은 어때?”

“미국의 교장은 행정형 교장으로 교사와 이원화돼 있제. 대외적인 활동을 통해 학교발전기금을 충당하거나, 지역사회의 지원을 직접 요청하는 역할을 많이 하고마.”

“그럼, 우리나라의 교장은?”

“주업무로는 업무포털이라는 문서처리 시스템에서 결재를 하고, 교육당국에 보내는 일이제.”

“간소화 되었네.”
“교내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 의사결정에 참여하제.”
“바쁘겠네.”

“행정실장이나, 부장 선에서 업무를 기획해오면 행정적, 재정적 결정책임자로서 결정권을 가지제.”
“권한이 막강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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