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경찰생활 생생하게 그려낸 자서전 출간

30여년의 경찰생활을 마감하면서 저술한 이자하 전 세종경찰서장이 저술한 에세이 ‘이카루스의 꿈’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세종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얘기인 ‘기본을 지키려는 노력과 좌절’의 제목 아래 서술된 부분이다.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 이해찬 국회의원이 부하직원 호출하듯 시간까지 못 박아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한다. 특히 선거사건과 관련해 수사대상기관인 국회의원 사무실로 찾아와 수사책임자인 경찰서장에게 수사진행사항을 보고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힌다.

저자는 “당시 사건은 이해찬 국희의원 소속의 시의원 후보가 당원명부 조작여부에 관련해 고발된 사건으로 참고인으로 여비서를 소환 것에 대해 부당성을 따지기 위해 수사책임자인 경찰서장을 호출한 것이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법치국가에서 법을 구현하고 이를 집행하는 대표적 기관이 바로 경찰이다. 법을 집행함에 있어서는 지위의 높고 낮음이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오후 5시 쯤 이해찬 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근무지, 경력 등을 따지고 심지어 어느 출신인지 까지 묻더니 감찰에 회부해서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을 했다”면서 “나는 같은 지역에서 국회의원이 경찰서장을 감찰에 회부하겠다는 말은 처음 들어 봤다. 오로지 수사상 필요에 의한 적법한 직무행위를 오히려 감찰에 회부하겠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의원은 경찰청장도 과거 본인과 함께 근무했던 사람이라며 나와 전화통화중 경찰청장과 전화를 연결하라고 지시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경찰청장이 연결되자 일방적으로 나와 연결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이후 경찰청장에게 전화가 와 “국회의원과의 과거 관계를 얘기하며 중앙에서 일을 하려면 국회의원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조직운영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 어렵더라도 수사사항을 설명해 주라며 국회의원에게 설명한 결과를 자신에게 보고하라고 하면서 본인의 전화번호까지 직접 알려줬다”고 밝혔다.

저자는 “경찰청장이 국회의원실을 찾아가 수사사항을 설명하라고 지시를 한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난 국회의원이 수사사항을 보고하라는 요구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조직의 총수인 경찰청장의 지시도 이해 할 수 없었다”고 그 당시의 참담함을 말했다.

그는 다음날 국회의원을 찾아가 수사사항을 보고하자 녹음기을 꺼내 놓고 약 1시간가량 여비서 소환의 부당함을 주장했으나 나는 기본적인 말 몇 마디만 이어가고 침묵으로 일관했고 결국 동석한 팀장이 경찰 입장을 설명한 이후 국회의원 사무실을 나왔다고 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다. 법 앞에 누구든 평등하다. 법집행 대상자가 국무총리 출신이든 장관출신이든 또한 거대 재벌총수이든 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그 잣대가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며 “나는 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경찰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고 출세와 자리보전을 위해서는 체면을 구길 줄 알아야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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