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와 소신이 아무리 확고하다 하더라도, 제도에 대한 일부 선생님들의 인식 부족과 반대 또한 만만치 않아요.”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고마.”
“그렇게 해도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기 힘들어요.”
“와예?”

“전선생, 당국에서 이 학교, 저 학교 찾아가 제발 한번만 해달라고 통 사정을 해야 하는 경우, 그것이 제대로 된 연구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말예요.”
“그람 어쩔꼬?”
“그렇다면 학교장은 학교 경영에서 누구의 말을 듣고 누구의 뜻에 따라 움직여야 유능하고 훌륭하다는 말을 듣겠어요?”

“강하게 밀어붙여야 되겠고마예.”
“어허, 소신을 강하게 밀어붙이면 독선이라, 독재라 손가락질해요!”
“에고, 조심스레 해야고마예.”
“조심스레 심사숙고하면 우유부단이라 힐난해요!”
“우야꼬.”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무능이라 비난하니 원.”
“참으로 어렵고마예.”

“그 선자리가 바늘방석보다 더 아플 때가 많아요.”
“참으로 힘드시겠고마예.”

“실제적 권한은 별로 없으면서 작금의 현실 속에서 학교장의 무력감은 고스란히 학교의 침체, 교육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가 부임하고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학교에서는 거대한 충효관을 건립하고 완공단계에 있었으며, 교장이 차나 한잔하자며, 그답지 않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전 선생, 학생 지도에 수고가 많아요.”
“…”
“에, 전선생 우리 존경하는 이사장님과는 어떠한 사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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