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빈 기념사·축사에서 ‘노인회장’ 인사말은 제외돼

▲세종시가 주최한 제45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장의 인사말이 제외돼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종시가 주최한 제45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장의 인사말이 제외돼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종시 ‘제45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일부 어르신들의 심기는 불편했다.

기념 행사의 주인공인 어르신들의 대표라 할수 있는 (사)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한종률 지회장의 인사말을 처음부터 제외한 상당한 ‘결례’를 저지른 것이다.

이날 기념 행사는 대통령 선거로 관계로 앞당겨 2일 세종시 주최·세종시 여성단체협의회 주관으로 1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세종시민체육관을 가득 메운 가운데 △기념식- 내빈소개, 표창수여, 개회사(성정숙 여성단체협의회장), 기념사(이춘희 시장), 축사(고준일 시의회의장, 최교진 교육감) △위안행사- 축하공연 △오찬- 읍·면·동별 중식 순으로 진행됐다.

 
 

카네이션을 가슴에 단 어르신들이 착석 후 본격적으로 행사가 진행됐지만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찾아보긴 힘들었다.

일반적으로 행사는 주요 내빈들의 기념사·축사 등으로 진행되는 데 행사 간소화를 한다고 해도 참석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의 인사말을 생략하진 않는다.

이번 행사의 경우 노인들을 대변하는 (사)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장이 이에 해당하는데 시장, 시의회의장, 교육감 등과 달리 기념식순에 아예 포함되지 않아 정작 주인공들은 자리에 앉아 손님들의 인사말만 들으며 열심히 박수를 치다가 기념식은 그대로 끝났다.

▲한 어르신이 여성단체협회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한 어르신이 여성단체협회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몇몇 노인회 분회장들이 여성단체협의회 및 시청 관계자에게 항의했다.

한 어르신은 “행사 취지는 노인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행사 진행을 보면 완전히 우리를 무시하는 행태다. 노인들을 자리나 채우는 행사의 들러리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어르신도 “다른 내빈처럼 꼭 무대에서 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행사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게 바람직 하지 않나 싶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지난해에도 시정을 요구했지만 이날 ‘노인회장 축사 제외’라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는 평가다.

세종시는 일회성도 아닌 매년 개최되는 행사임에도  이를 전혀 개선하지 않고 말로만 노인을 위한 행정을 펼친다는 비판이다.

시 관계자들은  “기념식 식순을 준비하며 주관 단체와 협의했는데 이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이것은 어버이날이 행사로 어버이가 노인만을 의미하지 않아 그런 것 같다. 노인의 날 행사는 그렇지 않다”는 황당한 해명만을 늘어놨다.

이날 무대에서 큰절을 올리며 “어머니와 아버지를 잘 모시는 효행이 가득찬 모범 도시가 됐으면 한다” 는 이춘희 시장의 발언이 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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