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동백아가씨에게 던져버리고 없는 것 같은 순정!
그 알맹이를 생각하면 씁쓸하다. 부끄러울 정도로 초라하다.

꿈에 부푼 섹스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를 깨우치게 한다. 나는 어쩔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한물간 여자와 섹스를 했다. 강요받는 기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공격적인 남성과 약하고 수동적인 여성,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성간의 성행위는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불만과 불행은 결핍에서 온다.

결핍의 다른 이름은 욕망, 욕망의 다른 이름은 본능, 본능의 다른 이름이 ‘이기적 유전자’라는 생각에서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왜 떠나고, 소중한 것들은 왜 사라지는가? 봄날은 간다는 그 상실을 목 놓아 부르지 않는다.

 삶은 봄이 아니라, 봄이 가는 것을 아는 것이고, 그걸 노래할 줄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두커니 섰다가 어느새 얼굴 익힌 바람만 쏴하는, 하얗게 칠해지는 맥없이 눈부신 날들이여!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아직 다혜와 한번도 섹스를 해보지 못했다. 두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한번은 자기 실수로, 한 번은 어찌하여 그냥 날려 버렸다. 그러나 절대 실망하지 않는다.

실패는 스스로 인정하는 순간 시작된다. 내가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 나는 언제나 성공으로 가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날마다 속으로 외치는 함성이다. 나의 목표는 마치 열여덟 풋풋한 나이라도 된 것 같이 굳고 뚜렷하다.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가! 한 것을 후회하는가! 하지 못했음에 대한 후회를 꼽는다. 후회스러운 행동의 이야기에는 끝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행하고 얼마간 후회하고 벗어난다. 하지만 하지 못했음에는 이야기 자체가 없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결혼을 인류가 계속 이어오는 이유는?

이런 외로운 아저씨에게 돈과 지위가 주어지는 경우, 아저씨들은 폭주하기 시작한다. 아저씨의 텅 빈 내면은 명예와 사랑에 대한 욕망으로 들끓고 있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프로, 따뜻한 인간미, 정열적인 사랑이 공존하는 어떤 멋진 남성의 상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자기 이미지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도덕군자연하며, 느글거리며 다가오는 한 중년 남자의 형상으로 다가왔다. 아저씨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입에 걸레를 문 미꾸라지가 되었다.

그래도 나는 억울하다. 내가 그 정도의 특권을 누리지 못할 만한 존재인가!

 다른 이들도 모두, 왜 나한테만 그러는가! 그런 물음 때문에…, 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보복이 나의 마지막 자존심 인 것을.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