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 번째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 발생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본부

국내에서 두 번째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질병관리본부가 더 탄탄한 방역망을 구축하기 위해 ‘레드팀(Red Team)’ 개념을 도입해 내부에 ‘공격조’를 꾸려 취약점을 찾아내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8일 감염병 발생 상황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예측하고 방역망에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레드팀’ 개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직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용어인 레드팀은 본래 팀인 ‘블루팀(Blue Team)’의 계획을 무산시키거나 공격하는 팀을 뜻한다. 기존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아군’을 공격을 해서 보완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레드팀은 조직의 잘못에 대한 축소, 구성원의 자발적인 침묵 등으로 인한 이른바 ‘집단 실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업체에서는 자주 도입되곤 하지만 정부조직에서 시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본은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별도의 팀을 꾸려 방역망의 문제점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레드팀을 운영한다.

레드팀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달 13일 발생한 메르스 의심환자의 ‘무단이탈’ 사건이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의 M(22· 여성) 씨는 의심환자로 분류됐지만 병원을 이탈해 방역망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됐다. M씨는 결국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이 났다. 질본은 보건소, 의료기관 등을 점검해 당시 방역망에 문제가 있어 보여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레드팀을 가동했다. 레드팀을 꾸려 일반 국민, 언론, 당사자인 M씨의 입장에서 방역망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기존의 방역라인은 ‘블루팀’이 돼서 공격을 방어했다.

질본 관계자는 “더 촘촘한 방역망을 만들기 위해 레드팀을 만들어 현재의 방역망을 점검하게 된 것”이라며 “레드팀의 공격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방역지침이나 내부 매뉴얼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질본은 이달 필리핀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K(20)씨가 지난 27일 오후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K씨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필리핀 보라카이 등을 여행하면서 모기에 물린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씨는 지난 20일 처음 감기 증상이 나타났고 이후 22일부터 발진 증상을 보였다. 질본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K씨의 소변 검체에 대한 유전자 검사(RT-PCR)를 실시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최종 양성 판정을 내렸다. 질본은 현재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K씨를 첫번째 감염자와 마찬가지로 입원치료를 권고해 추가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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