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중, 지난 3~5일 전북 수련활동 떠나…복귀 후 식중독 유사 증세 발생

연서중학교가 메르스 위기속 수련활동을 떠나 논란이 되고 있다.
연서중학교가 메르스 위기속 수련활동을 떠나 논란이 되고 있다.

시교육청 “단체활동 자제 권유, 학교장 재량”, 학교 “취소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메르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속에 지난 3일~5일 연서중학교 학생들이 수련활동을 다녀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중 36명이 식중독 유사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단체 활동의 적정성 여부가 더욱 도마위에 올랐다.

세종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연서중학교(교장 김진선)는 지난 3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학생 128명과 교사 16명이 전북 완주 청정인성수련원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다.

이 시기는 메르스 확산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해 세종시에서도 밀접접촉자가 발생했고 특히 지난 2일 한 유치원 교직원이 확진환자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가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교육현장에서의 불안감도 커져 갔다.

세종시교육청도 메르스에 대한 관리체계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됨에 따라 지난 1일 ‘감염병 예상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며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단체활동 자제를 권고하기에 이른다.

연서중학교는 결과적으로 이런 분위기에서 수련활동을 강행한 모양새가 됐다.

학교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수련활동을 취소할 시간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전제하며 “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 운영 자제 요청’ 공문은 2일 오후에 왔다. 이미 학생들이 하교에 들어가 연락을 통해 다음 날(3일) 수련회 일정을 취소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도 당연히 걱정했다. 만약에 대비해 발열체크, 손씻기 등 철저히 관리했고 학부모에게 전화로 현 상황에 대해 알렸다”며 “수련원 환경을 보면서 오히려 이쪽이 안전할 수 있다고 판단, 4일 협의를 거쳐 기존 계획대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공문과 협의를 통해 자제요청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것은 학교장의 재량에 달린 것으로 어쩔 수 없다”며 “금지 단계가 아닌 시점에서 100명 미만의 수학여행, 수련활동 등은 학교 의사에 따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양기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들의 판단에 우려를 금치 못하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우선 시기적으로 심각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메르스 확산 추이 및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했다면 이번 수련회는 신중하게 처리됐어야 했다.

환자의 이동경로 및 대형병원 방문을 통한 메르스 확산이 지방에서도 속속 발견되는 현실에서 이번 수련활동으로 학생들이 위험요소에 노출될 가능성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다음 날 출발이 예정된 상황에서 취소하기 어려웠다는 해명도 있었지만 이는 학생 안전에 대한 학교의 생각을 일견 엿보게도 한다.

아울러 이를 감독해야 할 세종시 교육청도 학교장 재량을 이유로 사실상 학생 안전을 학교에만 맡겼다.
세종시는 2일 유치원 1교를 시작으로 3일 유치원 6개교, 초등학교 4개교, 5일 세종시 전체 공립 단설유치원 등 총 유치원 18개교, 초등학교 8개교가 휴업(휴원)을 했다. 또한 최교진 교육감은 지난 4일 메르스 관련 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 8일부터는 정상 등교가 진행됐지만 지난 10일에는 성남고등학교가 오는 12일까지 휴업한 상태다

이처럼 세종시에서도 메르스 관련 지극히 유동적인 상황에서 권한 등을 이유로 시 교육청은 이번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며 단편적인 행정을 펼쳤다.

같은 날 교육계 수장은 메르스 관련 담화문을 발표하고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수련활동 지속을 결정하는 상황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번 수련회 활동은 다행히(?) 식중독 의심 증상 등으로 마무리 될 듯 하다.
우리 사회의 메르스에 대한 ‘과잉대응’도 문제지만 일선 교육계에서 자율적으로 취할 수 있는 ‘기본 대응’조차 지키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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