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따뜻한 마음 본받아

  연동초 47회 졸업생 성 모씨가 기증한 책상세트를 조립해 기증하고 있다.
  연동초 47회 졸업생 성 모씨가 기증한 책상세트를 조립해 기증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연동초등학교(교장 임재선) 교무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책상을 기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신원을 물어도 "누구에게 알리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며 한사코 이름 밝히기를 꺼렸다.

연동초는 익명의 졸업생의 기탁 요청에 따라 수요조사를 실시해 다문화 및 저소득층 학생에게 30만원 상당의 최신식 책상세트(책상, 의자, 책꽂이) 10조를 전달했다.

끝까지 익명을 부탁했던 기부자는 연동초 47회 졸업생인 성모씨로만 알려졌다. 성씨는 생전에 가난한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장학사업을 펼치고자 했던 선친의 유지와 늘 베풀며 살라고 했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봉사 및 기부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아들과 함께 집수리 봉사활동과 책상기부를 하고 있어 대대로 아름다운 선행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습이 큰 감동을 선사했다.

임재선 교장과 성씨 부자는 책상을 신청한 농가의 취약계층 학생들 집을 일일이 방문하여 책상세트를 설치했다. 책상에는 공부하면서 집중을 도울 사탕이 담긴 유리병과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꿈을 꾸기를 바라는 성씨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5학년 이 모군은 "방바닥에서 숙제를 해서 고개가 아팠는데 앉아서 맘껏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이 생겨서 꿈만 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성씨의 선행은 최근 어두운 소식들로 메말라 있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한 줄기 소나기처럼 시원하게 적셔주었다.

임재선 교장은 “조그만 선행을 부풀리고 알리려는 세상의 풍토 속에서 자신을 더 낮추고 감추며 조용히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로 인해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있다"며 선배의 따뜻한 마음을 본받아 봉사하는 연동 학생들이 되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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