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직 공채, 제식구 챙기기여서야


IMF 이후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생기기 시작한 말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취업대란’, ‘사오정’, ‘삼팔선’, ‘이태백’, ‘취집’ 등의 신조어다. 이와 때를 맞춰 공무원이란 직업은 선망의 직업으로 당당히 1위에 등극하면서 불기 시작한 열풍은 좀체 식을 기세를 보이지 않고 열기를 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점차 경쟁률이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20~30대 1정도의 경쟁률이 100대 1을 훌쩍 뛰어 넘고, 또 얼마전 서울시의 경우에는 평균 경쟁률이 110대 1로 7급공채 행정직이 24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청년실업의 심각성과 더불어 공무원에 대한 직업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게 좁다는 바늘 구멍을 뚫기 위해 수많은 수험생들은 고시원에서 밤을 세고, 코피를 흘리면서 밤거리의 불을 밝힌채 책과의 씨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공무원 양성을 위한 학과도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공무원에 대한 선호가 높다보니 몇 년씩의 수험과목 공부에 매달리지 않고도 그나마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지방공무원 기능직에 대한 공채의 인기도 더불어 상한가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인들은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설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어디 말처럼 그렇게 쉽기만 한일인가?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연일 보도되고 있어도 3D 직종에서는 사람을 구할 수가 없는 것을 보면 기피하는 직군은 여전히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 선호도 1위인 공무원 가운데에서 3D 직렬인 환경미화원, 소방공무원, 경찰 공무원 등에도 대거 지원자가 몰리고 지금도 도전장을 내걸기 위해 칼날을 세우고 있는 수험생은 많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능직의 경우 9급과 7급의 여타 시험과는 달리 지역거주제한만을 둘뿐 자격에 대한 특별한 제한이 없다. 간단한 필답고사와 면접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어 공무원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또하나의 실업탈출의 기회로, 선망직종의 일인이 되기 위한 지름길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에 발표한 연기교육청의 제2회 지방공무원 제한특임의 합격이 발표되면서 세간에 교육청의 채용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공무원 채용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자격에 대한 제한과 더불어 형평성 논란, 공평성에 대한 지원자들의 불만이 터지면서 시작한 것이다.

내용인 즉, 도내의 타 교육청과 비교해 사무원 지원 자격이 「교육청에서 임시직으로 1년이상 근무한 자」라는 제한을 두면서 지원의 기회를 놓치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1년이상 근무한 자를 대상으로 시험이 치러지다 보니 공평과 형평은 어디가고 임시직으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는 제식구를 먼저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는 것이다.

또 임용후 해당 직무에 대한 실기 능력의 검토는 전무한 채 일괄적인 필답고사로 채용이 이뤄졌다는 것도 이번 구설에 있어 한몫하고 있다.

사기업의 채용을 막론하고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공무원 채용이 제식구 챙기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연기교육청은 이번일을 계기로 자성의 시간을 갖고, 앞으로는 시비 논란으로 입방아에 오르지 않도록 타기관과 형평에 맞는 채용규정으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