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이 결코 작지 않게

 

얼마전 신문과 방송에서 한 은사님의 소식을 접했다. 내용인 즉, 은사님은 15년 동안 7천여 권의 책을 모아 집 전체가 작은도서관으로 같은 마을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고 한다.

아마도 ‘기 까이꺼 뭐 대단하다고’ 또는 ‘기냥 대충 모으면 되지?’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다들 인정을 할 것이다. 세월도 따져도 15년의 세월이요. 돈으로 따져도 대략 7천여만원에 달한다. 그처럼 책을 벗삼아 가까이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소홀해 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싶은 감도 없지는 않다.

은사님 댁이 미니도서관으로 동민들의 마음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즈음에 관내에도 금남 용포리에 작은 도서관이 개관을 했다.

책 한권을 빌리자고 무더운 날씨에 여의치 않은 교통편을 이용해 금남이나 소정, 전의에서 도서관을 일부러 찾기란 큰맘 먹지 않고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일게다.

그러나, 관내에는 이마저도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고작 한개 있는 연기도서관. 그 도서관은 시설마저 노후된 데다, 방음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청사외에서 나누고 있는 담소조차 2층까지 올라와 귀를 간지럽히고 있으니 마지못해 이용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외면을 받기 일쑤다. 연기도서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양서를 보유하기에는 형편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국립중앙도서관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도서관은 모두 약 11,100여개 관이나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은 487개관이다. 그 중에서 민간이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도서관은 473개관이다. 전체적으로는 전년도에 비해 16개관이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487개관은 어떤 수준인가? 국민 전체인구로 보면 도서관 1개관에 약 10만명이 이용하는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2011년까지 인구 6만명당 1개관인 750개관까지로 공공도서관을 늘일 계획을 갖고 있고, 전국의 읍면동에 3,600여개의 작은 도서관을 개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웰빙이 트랜드로 자리 잡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천변이나 조치원 체육공원 등 운동 시설에서는 조석으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을 보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무조건적으로 살을 빼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트랜스지방을 줄이고, 살을 빼고, 기름기를 빼는 등의 외형의 건강만을 챙기는 것 만큼이나 마음의 양식을 차곡차곡 쌓기를 바란다.

어느덧 혹서기의 더위도 한풀 꺽이고, 독서의 계절을 알리듯 자명종처럼 어김없이 찾아오는 입추가 한주 앞으로 다가왔으니 정신적 웰빙을 위해서 마음의 살을 찌우는 것은 어떨까?

군민 모두가 마음의 웰빙, 정신적 웰빙을 위해 차곡차곡 양식을 쌓을 수 있도록 턱없이 부족한 도서관의 시설 확충과 양서 보유에 더 행정당국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이마저도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된 남부권, 북부권에도 작은 도서관을 개설하고, 공공도서관인 연기도서관과의 유기적인 관계로 양서교환을 통해 군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도서관 개설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개설을 통한 보다 철저한 계획 마련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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