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38년만에 뒤늦게 확인 ‘비난’

 1971년 공주에서 발굴된 백제 무령왕릉에서 인골로 추정되는 뼛조각들이 38년 만에 확인됐다.

 국립공주박물관(관장 유병하) 관계자는 지난 8일  “무령왕릉 보고서를 새로 발간하기 위해 출토 유물을 재정리하는 과정에서 뼈 조각 4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시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 발굴단이 수습한 유물 중 중요한 것들은 국가 귀속 과정을 거쳐 공주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그러나 묘실(墓室) 바닥에서 수습된 각종 부스러기 유물 등 발굴보고서에서 누락된 것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남아있었다. 뼛조각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일괄 보관돼 있던 잔여 유물 중에서 나왔다.

 무령왕릉은 조사와 유물 수습을 17시간 만에 끝낸 졸속 발굴의 사례로 비판받기도 한다.

 1971년 장마로 내부 침수가 우려된 송산리 6호분의 배수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백제 제25대 무령왕(武寧王·재위 501~523)과 왕비의 합장 무덤은 조사와 유물 수습을 17시간 만에 마쳤고, 1973년 나온 발굴보고서도 왕과 왕비의 목관이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발굴과정은 졸속이었다 해도, 국립박물관이 무덤 주인인 무령왕이나 왕비의 인골일수도 있는 유물을 38년간이나 보유하고도 확인조차 못한 것은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공주박물관은 이들 뼈 조각에 대한 정밀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공주박물관 관계자는 “향후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 DNA 분석 등을 통해 뼈 주인의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뼈 조각이 사람의 것으로 확인되면 당시 고대 백제 시대에는 순장제도가 없었다는 점으로 미뤄 왕이나 왕비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번 무령왕릉의 인골 발견은 백제 왕족의 계보 등 무령왕에 대해 많은 내용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주박물관은 이번에 확인된 뼛조각을 포함한 정리되지 않은 유물을 분석, 2012년까지 새로운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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