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멋진 두 남자가 돈도 없고,능력도 없고 심지어 예쁘지도 않은 나를 사랑한다!’ 방송 3주만에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무섭게 질주하는 SBS 주말극 ‘파리의 연인’의 감상 포인트다.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나 순정만화에서 친숙한 이런 ‘신데렐라풍’ 이야기는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 등장했다. 하지만 어느 드라마도 ‘파리의 연인’처럼 가파른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지는 못했다. ‘파리지엔’이라는 마니아를 양산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파리의 연인’이 ‘만인의 연인’으로 거듭난 이유는 무엇일까.# 두 왕자님과 한 여염집 처자의 앙상블 연기무엇보다 김정은 박신양 이동건을 제외하고 이 드라마를 말 할 수 없다. ‘파리의 연인’ 제작사인 ‘캐슬 인 더 스카이’는 지난해 4월 이 드라마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김정은 박신양을 주인공 0순위로 꼽았다. 특히 줄리아 로버츠,리처드 기어 주연의 영화 ‘프리티 우먼’에서 드라마의 아이디어를 따왔던 만큼 제작진은 여자 주인공으로 ‘한국의 줄리아 로버츠’라 할 수 있는 김정은을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그동안 영화에 주력했던 박신양은 김정은이 상대역이라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안방극장의 컴백을 승낙했다.두 사람의 캐스팅은 ‘최근 드라마 중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 연기’란 찬사로 나타났다.박신양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과 김정은이 마치 탁구치듯 오가는 연기 앙상블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해 최근 출연작마다 특유의 시니컬한 연기로 인기를 모으는 이동건 역시 이제는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신인 작가의 만만찮은 공력‘파리의 연인’의 김은숙-강은정 작가는 ‘김작’ ‘강작’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두터운 열성 팬층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97학번 동기로 SBS ‘태양의 남쪽’을 통해 드라마에 데뷔했다. 드라마 경력은 이제 두 편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합작으로 뽑아내는 ‘대사발’의 내공은 만만찮다. 이미 “애기야 가자” “내 안에 너 있다” 등 주인공의 캐릭터를 함축시키는 명대사들이 유행어로 회자되고 있다.자칫 트렌디한 연애담으로만 흐를 수 있는 드라마에 기업의 권력 암투를 곁들인 점도 돋보였다. 박신양은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여자 작가들이 어떻게 자동차나 기업 내 암투 등 (남자들의 이야기)을 그렇게 강하게 그려내는 지 모르겠다”고 감탄했다.# 준비된 드라마는 파급효과도 대박‘파리의 연인’은 지난해 4월 기획을 시작해 8월께 대본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완료했다. 주인공도 일찌감치 김정은 박신양으로 캐스팅했다. 드라마 방영 직전까지 연기자 캐스팅이나 대본 수정으로 쩔쩔매던 일부 드라마와는 다른 모습이다. 외화낭비라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해외촬영을 감행했다. 이처럼 발빠른 사전 준비는 그만큼 큰 결실을 가져왔다. 조성모가 부른 주제곡 ‘너의 곁으로’가 담긴 ‘파리의 연인’ OST는 벌써 2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고 휴대전화 벨소리 서비스도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GM대우,PAT,VOV 등 드라마의 공식 협찬 업체들도 기대 이상의 대박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여행사들은 ‘프랑스 여행’ 상품을 앞다퉈 준비 중이며,어학원에는 불어 열풍이 불고 있다.이제 관심은 ‘파리의 연인’이 시청률 50%를 돌파하며 이영애 주연의 MBC ‘대장금’의 아성을 넘어설지 여부이다. 현재 거칠 것 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사람들의 외출이 잦아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은 초여름 주말시간대에 편성된 점,드라마 몰입을 방해하는 일부 출연진의 ‘튀는 연기’가 상승세를 방해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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