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재찬

경부고속도로, 끊임없이 박정환 치적으로 나오는데 광복이후 일제시대의 기본 산업 인프라의 핵심은 남북교통로다. 

한반도를 X자로 가로지르는 철도가 이미 깔려 있었다. 그에 반해 동서 교통로는 거의 없는 셈이다. 목포-부산/서울-강릉/의주-원산 등의 동서 교통로가 언제 생겼는지 생각해 보라.

당시에 시급한 건 동서 교통로의 확충이지 남북교통로의 확충이 아니었다. 
경부고속도가 비판받아야 하는 건 그런 정책의 우선순위 문제를 무시했다는 점이다. 

박정환 옹호론자들은 상당 부분 기초적인 역사 사실을 왜곡하거나, 그 근거가 대부분 박약하다. 
이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조국 근대화 신화’ 또한 박정환 시기 우리 경제를 과대평가하거나 잘못된 가치관에서 출발하고 있다. 

박정환 옹호론자들의 주장이 왜 잘못된 것인지, 왜 우리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언론통제 하의 신격화에 기인함을 깨닫고 알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의 자기 존재를 정당화하려는 욕망이 강한 노인들은 더 할 것으로, 역사에 대한 부채의식이 없는 젊은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포항제철은 대일청구권의 식민지배 배상금,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 받은 것의 일부로 건설됐다. 상당액은 박정환의 정치자금으로 유용됐다. 

박정환 스위스 비밀계좌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박종규 경호실장, 서정귀 호남정유 사장 등의 명의로 운영관리 됐음을 지적했다. 
박정환 방미자금 20만 달러가 입금됐다는 서정귀 명의의 스위스 유이언뱅크 626,965,60D 계좌는, 서독으로부터 받은 경제 차관과 베트남 전쟁 지원금을 개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의혹이다. 

코리아게이트 사건은 당시 박동선이 청와대가 스위스 취리히 소재의 은행을 통해 자신에게 19만 달러를 건냈다고 미 의회에서 증언해 박정환 비자금 운용 의혹을 불러일으켰으며, 이후락 중앙정보부의 아들인 이동훈도 당시 청문회에서 “아버지가 스위스 계좌에 대통령의 돈을 예치한다”고 발언하였다. 

박정환 생전 차관 기업 로비에 대한 폭로 기사를 쓴 신동아 기자는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였다. 

이후락,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등 이른바 ‘중정’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자금 관리 체계와 민주공화당 자금 관리 담당이었던 김성곤 의원은 수표를, 김형욱은 현금을 모으고, 이후락은 스위스에 은밀한 정부자금을 예치하고 관리했다는 것이 내용의 요지다. 

“박정환이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서독에서 빌린 차관과 월남전에서 얻은 지원금 등 덕분”이라고 설명돼 있다. 
심지어 해당 보고서에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주기로 했던 급여를 박정환 정권이 국고에서 착복하여 비자금으로 빼돌렸다”고 적혀 있다. 

프레이저 보고서에서는 “박정환 정부가 해외에 비밀계좌를 만들어서 거기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빼돌렸다. 1년에 65억 원 정도의 정치자금을 모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박정환 정부의 비자금 조성 방법 및 스위스 계좌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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