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운영비 10억 출혈 우려…이춘희 전 시장 비싼 ‘청구서’

 
 

세종시민 혈세 161억 투입된 ‘조치원 1927’ 제 역할 할까? 
매년 운영비 10억 출혈 우려…이춘희 전 시장 비싼 ‘청구서’ 
세종시 “전문성 고려 민간운영자 선정”…운영 부담 회피 시각 커

최근 옛 한림제지가 ‘조치원 1927 아트센터’로 새단장해 공식 개관한 가운데 운영 초기부터  여러 우려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161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에 비해 이 시설을 활용한 문화·예술 청사진은 부실해 자칫 매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초창기부터 잡음이 많았는데 이춘희 전 시장이 지난 2017년부터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지만 건물의 문화적 가치, 위치 등과 관련해 사업 적정성 논란과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해당 건물은 일제 강점기인 1927년 건립돼 잠사 생산을 위한 제사공장으로, 한국전쟁때는 조치원여고 임시학사로 사용됐다고 한다. 1960년대부터 한림제지 공장으로 40여년간 가동되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방치돼 왔다.

시는 이 폐공장에 161억원(시비 123억원 포함)을 투입해 부지면적 6,169㎡, 연면적 1,466㎡ 규모에 지상 2층 건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다목적홀(150석 규모), 카페, 소규모 전시공간(학사동), 가상현실(VR) 체험공간 등으로 꾸몄다. 

운영 관련해 ‘정동 1928’을 민간운영자로 선정하고 향후 5년간 행정재산 사용·수익허가 방식으로 시는 연 1억 2천만원을 사용료를 받는다.

■값비싼 건물 지으니 매년 운영비 부담…이춘희 전 시장 ‘청구서’ 재정부담 가중
해당 건물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판단은 별개로 하더라도 이곳에 161억원, 특히 시비 123억원 지출과 같은 이 전 시장의 무리한 사업 추진은 결국 세종시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킨 원인 중 하나다.

이곳뿐만 아니라 조치원 도시재생 사업 관련 여러 건물들이 속속 완공되며 청구서가 날아오고 있다. 
부지 매입비만 70억원(일부 타 사업부지 매입비 포함)으로 옛 건축물을 보존하는 상태로 리모델링을 해 건축비 또한 증액될 수 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은 완료돼 민간 운영자가 지불하는 사용료 수입으로 시는 운영 부담을 줄여 그나마 다행이나, 일각에선 시가 비싼 건물만 건립해 구체적인 운영방안도 없이 민간에 떠넘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향후 협력은 지속되지만 업체가 선정된 만큼 시의 참여는 제한적이고 운영자 입장에서도 사용료를 지불하는 만큼 수익을 고려할 수 밖에 없어 프로그램 운영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시는 정식 개관에 앞서 주민·전문가 등이 참여한 보조사업으로 약 10억원 이상을 지출했는데 이를 통해 해당 시설의 프로그램 운영 및 관리 등에 1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명목상 효율적인 운영과 지역상생을 위해 민간 운영자를 선정했다는 설명이지만 보조사업 등으로 추진시 매년 10억원 이상의 운영비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했는데 1년에 10억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 없어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초기 사업비가 컸던 상황에서 운영비 지출도 부담으로 시의 입장에선 입찰에 2개 업체가 참여해 한 업체가 선정된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

반면 시민들은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지만 정작 기대하는 프로그램이나 계획은 쉽게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막연한 원도심 문화벨트 구심점을 언급하며 더 이상의 예산 부담만을 회피하려는 일종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각종 전시회나 행사 등으로 아트센터가 점점 활성화될수록 주차난으로 인한 주민 불편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해당 위치는 원룸 밀집 지역으로 좁은 골목길로 이뤄졌는데 22면 규모의 주차장(운영 예정)과 바로 인접한 북세종 상생문화지원센터 건립 부지 등을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건물이 들어서면 실질적인 주차 규모는 더욱 줄어들게 돼 주차난과 통행 불편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해 시는 세종전통시장내 주차타워와 조치원성당의 내부 공간을 협의해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조치원을 중심으로 한 각종 도시재생사업이 속속 완료되며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시는 도시재생 사업과 조직·운영의 내실화를 통해 무분별한 사업 추진을 최소화하는 한편 시민의 세금이 이중·삼중으로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조치원 1927 센터장 “마이너스 불가피, 아트센터 활성화 통해 극복해 나갈 것”
조치원 1927 아트센터 운영책임자인 오명수 센터장은 “수익은 마이너스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분발해야 할 부분으로 자생력을 갖추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이 공간에 조치원, 신도시 등 세종시뿐만 아니라 청주, 천안 등 외부에서도 찾게 해 지역 자체가 북적거리게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 문화·예술계와의 협력은 물론 게릴라 콘서트나 인근 대학과 문화·예술 인큐베이팅 사업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목적홀 대관 관련해 생각보다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현재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으로 늦어도 10월경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