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김대영씨, 수집 유물 324점 세종에 무상 기증

▲최민호 세종시장이 재미교포 김대영씨가 세종시에 무상 기증한 유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재미교포 김대영씨가 세종시에 무상 기증한 유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재미교포 김대영(91)씨가 겸재 정선 ‘선면산수도’를 포함한 유물 324점(회화 144점, 도자 113점, 공예·기타 67점)을 세종시에 무상 기증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17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해외소재 기증 유물 인수’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세종시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 및 향후 건립될 향토유물박물관에 상설 기획 전시, 열린 수장고 등 다양한 형태로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기증 유물은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심전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운보 김기창의 판화 등이다.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선면산수도는 말 그대로 선면(扇面), 즉 부채형 화면에 그린 산수화로, 앞쪽에 작은 언덕들과 종류가 다른 나무가 그려져 있다.

향후 시는 겸재의 선면산수도를 세종시 지정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심전 안중식(1861~1919)은 조선 말 장승업(1843~1897)의 제자로, 산수화와 행서에 능통한 근대 대표 화가로 알려졌다. 

총 10개의 접힌 면으로 구성된 화조영모도십폭병풍은 독수리, 말, 닭, 해오라기 등 8가지 소재를 활달한 필치로 그린 작품이다.

운보 김기창(1913~2001)의 판화 작품은 그의 천진난만한 세계관과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엿볼 수 있다. 기증된 판화에 등장하는 세 마리 사슴과 학, 구름 등은 화목한 가정에 복이 깃듦을 상징한다. 

▲최민호 시장이 유물을 기증한 김대영씨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민호 시장이 유물을 기증한 김대영씨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종시에 유물을 기증한 김대영씨는 서울 경복고등학교 재학 중 미군 통역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했고, 1956년 미국 유학 중 현지에 정착했다.

▲유물 기증자 김대영씨
▲유물 기증자 김대영씨

그는 무역업과 부동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이민 1세대를 대표하는 성공한 사업가로 미술품과 공예품 등을 수집해 왔다.

해당 유물은 지난 2019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실시한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당초 김 씨는 고향인 서울에 소장품을 기증하려 했으나 오랜 설득과 협상 끝에 기증자 가족들은 향토유물박물관과 행정수도인 세종의 역사·문화발전을 위해 세종시에 수집품 일체를 무상 기증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최민호 시장은 “해외에 있던 유물이 수도권이나 국립대형박물관이 아닌 우리 시에 자리 잡은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역사·문화발전을 위해 가치가 높은 유물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가치가 높은 유물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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