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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의면 금사리서 ‘K-농촌’ 5감으로 체험하다외국 청년들, “코리아 원더풀, 원더풀”…도자기 체험·김치 담그기 등
충지협 이진영 기자  |  yg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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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30  17: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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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의면 금사리는 도자기 마을이다. 

뒷산에는 사금파리 군락이 반쯤 드러나 있다. 산밑에는 여전히 그릇 굽는 금사요가 있고, 동네 초입에는 커다란 백자항아리가 오가는 이들을 반긴다. 

지난 26일 아침, 12명의 외국인들이 이 마을을 찾았다. 그들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도자기 만들기 등 여러 체험을 했다. 

한국 농촌 생활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 이름은 ‘Feel the Rustic life of Korea’. 체험단을 안내한 곳은 청년기업 FEEL THE KOREA(이하 “필더코리아”)이다. 

외국인들에게 유명관광지 가이드가 아닌, 한국인의 진면목, 한국의 진미, 진가를 깊이 느끼게 해주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펼쳐진 것이 도자기체험 외에도 다도, 열무김치 담그기, 그리고 시골밥상(들밥)이다. 관광으로는 금사리의 민속박물관에 이어, 항아리 도열이 장관인 장류박물관 뒤웅박 고을로 세종 농촌의 전통과 자연미를 선보였다.  

필더코리아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여행 큐레이터이다. 

이소휘(26) 필더코리아 대표와 강사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는, 원데이 코스지만 의미 깊었던 내용들을 놓고 이야기 한마당이 펼쳐졌다. 

   
 

■드넓은 대한민국에서 금사리를 선택한 이유부터 궁금해요.  

[이소휘 대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최적합한 관광지가 어딜까 고심하며 여러 자료를 찾아봤어요. 

동시에 현지인이나 지인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래서 좁혀진 곳 중 하나인 금사리였습니다. 

사전답사차 들렀더니, 금과 백토가 많이 나와 고려 전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사기를 만들었다 하여 붙여진 마을 이름이 ‘금사리’라더군요. 이곳저곳 둘러보니 우선 도자기로 연결되는 마을의 역사에 매력이 크다 느꼈습니다. 

외국인 관광 프로그램으로는 그것 하나로도 훌륭한데, 농촌마을의 삶이 생생하게 느껴졌고요,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한국 속살여행’이 되겠다 싶더라구요. 마침 마을에 프로그램을 진행할 인적 물적 자원도 준비돼 있었고요. 

■여행은, 오가는 동안 차 안에서가 더 재미있지 않나요? 

[이소휘 대표] 아침 6시 30분, 서울역에서 출발했어요. 도자기 공방 금사요에 도착해보니 저뿐 아니라 동행인들이 환호하는 거예요. 

경운기 타고 유유자적하는 동네분들, 아늑한 분지에서 온통 녹색뿐인 논밭과 곧게 뻗은 나무들, 벌레소리와 새소리.

두 시간 전 서울과 확연히 대조되는 풍광에 일행은 약속이라도 한 듯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하더군요.

오전 9시, 금사리마을의 역사, 마을 명칭의 유래 등을 신경환 도공이 설명해 주었어요. 12인의 외국인은 국적이 거의 달랐지만 영어는 공용인지라 영어 동시 통역으로 진행했고요.

   
 

■첫번째 프로그램은 다도(茶道)로 시작했는데, 어떻게 진행했는지 다도강사가 직접 설명해 주세요.

[서정임 다도강사] 통역은 되지만, 외국인인지라 낯설고 어색했어요. 먼저 다기의 한국어 명칭과 용도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했죠. 이어 한국 전통 인사법을 배워보도록 했어요. 

“공수-배례-흥~” 순서에 맞춰 인사하고, 팽주와 팽객을 정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팽주는 다도 시간을 주도하는 사람으로 팽객이 불안하지 않도록 능숙하게 이끌어줘야 해요. 

먼저 수구에 물을 부어 식히고, 수구 물을 다관에 물어 차를 우리고, 다관에 있는 차를 컵에 세 번 나눠담고, 이어서 세 번에 걸쳐서 차를 음미하는 흐름이거든요. 일련의 과정에 다들 처음엔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일 밖에요.

팽주와 팽객의 역할을 바꿔가며 세 번 정도 반복을 하자 이내 능숙해져서 이제는 차 자체의 맛도 느끼는 거 같더라구요. 

다과와 함께 즐기며 가벼운 이야기 주고받으니, 오늘 처음 만난 참가자들끼리도 친해지는 분위기가 되더군요.

■두 번째는, 메인인 도자기 체험인데.

[이소휘 대표] 마을에 도착하기 전 “오늘 프로그램 중 가장 기대되는 게 무엇인지?” 물어봤어요. 하나같이 ‘도자기 체험’이라 답하더군요. 

우선 금사요 한 켠에 있는 전통 장작 가마부터 둘러봤어요. 전통 장작 가마 각 부분의 명칭과 쓰임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고요. 

물레실에도 들어가 도자기 만드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물레는 영화 ‘사랑과 영혼’의 씬으로 로망이 됐는데, 금사요에서는 어떻게 했는지?

[신경환 도공] 물레체험을 제일 기대하는 건 알지만, 물레로는 하루 만에 도자기를 완성할 수가 없답니다. 

로망과 현실 사이에 갭이 존재할 때도 있는 경우죠. 시간 관계상 물레는 맛보기 정도로만 했어요. 한 사람당 5분꼴 체험하는 걸로 하고 조금 더 쉬운 판기법으로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몇 가지 시범이야 제가 보였지만, 각자 개성을 담아 자유롭게 만들어 보도록 권했답니다. 한 시간 반여 진행되는 동안 머그컵, 막걸리잔, 항아리 등 다양한 작품들이 태어났죠. 

도자기는 건조, 초벌, 건조, 재벌의 과정을 거쳐 한 달쯤 후 완성되고요, 완성품은 택배로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세번째 프로그램은 김치 체험인데, 이 동네에는 농부 요리사도 있다면서요? 

[이소휘 대표] 쉬는 시간 별로 없이 진행하다 보니 지칠까 걱정했는데, 그러기는커녕 ‘너무 알차다’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이었어요. 

김치담그기는 이 동네 다인영농조합의 이경자 요리사가 이끌어주었답니다. 

한국 김치 종류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여름철이니까 열무김치 담그기를 했어요. 

[이경자 요리사] 우리 동네 열무김치의 특색은 노지 재배하는 열무김치도 실하지만, 물맛이 핵심이에요. 

세종시 전의면에서 나는 톡 쏘는 물이 ‘전의초수’인데 ‘왕의 물’이라고도 불려요. 

전의면 관정리에서 샘솟는 약수로, 안질로 고생하던 세종대왕이 이 물을 마시고 눈병을 고쳤다 해 유명해진 약수죠. 세종에서는 왕의물 축제도 열리는데, 전의에는 전의초수로 밥을 짓는 별미 식당도 있답니다. 

김치국물은 재료를 푸짐하게 준비했어요. 동네에서 직접 재배한 고춧가루물, 찹쌀풀, 파, 양파, 생강물, 마늘, 소금, 매실청, 파프리카, 그리고 전의초수를 대야에 넣어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나서 싱싱한 열무를 국물에 투하했어요. 열무를 손으로 버무리는 분이 있는데, 그러면 맛이 덜해요. 

열무를 국물에 투하한다는 느낌으로 담궈야 열무 고유의 제맛이 나거든요. 간을 보면서 각자 소금 조정한 다음 통에 넣어보니 1.5리터들이에 꽉꽉 찼답니다. 

■점심시간이 가장 즐거웠을 거 같은데.

[이소휘 대표] 김치 체험까지 끝나고 보니 점심시간이 좀 지났어요. 
밥이 준비될 동안 금사요 코 앞인 세종시립민속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했죠. 

폐교된 금사초등학교를 활용해 개관한 세종시립민속박물관에는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 의(衣) 문화, 도자기문화가 전시 기록돼 있습니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전시된 도자기쪽으로 몰리더군요. “한국 도자기만의 곡선 형태가 너무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탄성도 들었어요. 

[이경자 요리사] 오후 1시 돼서야 시골밥상이 차려졌어요. 메뉴는 안 매운 제육볶음, 고추나물, 멸치볶음, 마늘무침, 무말랭이, 김치, 양파절임, 미역냉국, 우렁이 된장국과 함께 흰 쌀밥을 뷔페식으로 제공했답니다. 

종교상 이유로 돼지 안 먹는 참가자들에게는 닭갈비도 따로 준비했고요. 
‘한식뿐이어서 입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들을 안 할 수 없었는데, 기우였답니다. 

‘너무 맛있다’ 극찬하면서 두세 번씩 리필하는 참가자들도 있었으니까요. 
후식으로는 우리집에서 직접 재배한 멜론을 내놓았어요.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밥까지 푸짐하게 먹으니 반갑고 고맙더라구요. 

가을이면 우리 마을은 절임배추로 바빠요. 내친 김에 동네에서 김장까지 해갖고 가는 분들도 있는데, 그때 외국인들이 와서 김장도 담그며 빨간 김치에다 돼지수육을 싸먹으면 참 좋겠어요.

■다음 행선지가 뒤웅박이었는데, 반응들은 어땠나요?

[이소휘 대표] 뒤웅박 고을은 세종시 전동면 청송리에 위치한 전통장류 테마파크입니다. 수백 개의 장독대가 눈앞에 펼쳐지며 장관을 이루자 한 참가자가 묻더군요. 

“저 많은 항아리 안에 다 장이 담궈져 있느냐”고요. 실제 한 단지를 열어서 확인도 하자 감탄사가 터져 나오더군요. 관광이라기보다 농촌체험의 연장선상 같았고요.

금사리와 세종시에 대한 1차 반응은 금사요 동네 게시판에 각기 자기 나라의 언어로 공감 10표씩 표하더군요.

직접화법으로는 “금사리 마을과 사랑에 빠졌다”, “멀지만 않으며 매주 오고 싶다”, “다음엔 2박 3일로 와서 한국의 농촌 생활을 더 즐겨보고 싶다”, “시골 이모, 삼촌들을 알게 돼서 너무 좋다” 등 격찬 일변도였습니다. 

곧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한국을 떠나기 전 너무 좋은 경험을 하고 간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필더코리아에게 너무 고맙다”고 하더군요. 

이소휘 대표에게 향후 계획까지 물었다. 

“금사리 마을을 시작으로 한국 여러 지역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여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할 예정이다”고 답하면서 당분간은 금사리에 치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한류열풍이 대규모요 연예인 위주로 불어왔다. “범 내려온다”의 유별난 개성은 수십억 지구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이제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답게 흙과 더불어 조용조용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잠시 동참하는 K-트렌드는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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