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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11 天風보수·친일·유신단죄 41소설가 김재찬
세종매일  |  yg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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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21  10: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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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버텼지만….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부패한 권위주의적 통치.

검찰관: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본건 변호인은 본건 공소 사실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사실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습니다. 신문을 제한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무사: 사건과 관련 있는 건만 신문해 주십시오./변호사: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관련이 없다면 재판부에서 대답하지 않게 해도 좋습니다만…./법무사: 피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직무상 비밀 등에 대해서 진술 거부권이 있다는 것은 고지한 바와 같습니다.

/변호사: 어떻습니까?/박선호: 다시 말씀해 주십시오./변호사: 소행사, 대행사의 빈도가 하도 심해서 남효주 사무관하고 같이 앉아서 ‘대통령이지만 너무 심하다’는 불평을 주고 받았다는데…./박선호: 답변을 거부하겠습니다./변호사: 있죠?/박선호: 답변을 거부하겠습니다.

보통군법회의 재판 때만 해도 박선호는 박정환의 주색문제에 대해 공개진술을 꺼렸다. 

그것은 고인의 명예를 손상하는 일이지만, 자신도 부끄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박선호가 이 문제를 토로하기 시작한 것은, 사형선고를 받고 난 후 항소심인 고등군법회의 재판에 들어가서다. 

증언에 따르면, 박정환의 술자리 여인으로는, 이미 유명해진 기성 배우보다, 20대 초반의 연예계 지망생이 더 선호됐다. 그중엔 유수한 대학의 연예 관련학과 재학생도 있었다. 채홍사가 구해 온 여자들은 먼저 경호실장 차지철이 심사했다. 

차지철은 채홍사에게 “돈은 얼마든지 주더라도 좋은 여자를 구해 오라”고 투정을 부리곤 했다. 그래서 대통령의 채홍사란 중정 의전과장보다도, 경호실장 차지철에게 붙여져야 할 이름이었다. 

차지철의 심사에 이어 여인들은 술자리에 들어가기 전, 경호실의 규칙에 따라 보안서약과 함께 그날의 접대법을 엄격하게 교육받았다. 

우선 그 자리에 참석했던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면 안 된다, 술자리에 들어가면 대통령을 비롯해서 고위 인사들의 대화 내용에 관심을 표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대통령이 말을 걸어오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응석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등등…. 

항소심에 들어가 강신옥 변호사는 박선호 피고인으로 하여금 채홍사 일을 진술하게끔 강력한 신문전략으로 나갔다. 그것은 바로 대통령 박정환의 술판과 여자를 폭로하는 증언이었다. 

대통령의 주색중독과 그로 인한 판단력 마비, 그리고 국가안보 위기, 이것이야말로 ‘10·26거사’의 정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변론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느 정도 ‘10·26거사’의 정당성이 인정되면 김재규와 박선호 등 피고인들의 죄는 내란 목적 살인에서 단순 살인으로 정상 참작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피고인들에게 극형을 면하게 해주는 길이었다. 

항소심으로 가기 전 보통군법회의 4회 공판인 이날, 강 변호사는 여자 문제 신문이 군검찰관의 제지로 벽에 부딪힌다, 

박선호도 답변을 거부하자 김재규의 생활 태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전혀 몰랐다. 독재자는 지난 시간의 일들을 낭만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끝이 너무나 빨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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