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학생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꿈’ 꾼다”

“세종 학생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꿈’ 꾼다”
“교육은 틀만 아닌, 사고·문화 바꿔야…‘새로운 철학’ 절실”

▲도원초등학교 강미애 교장.
▲도원초등학교 강미애 교장.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시대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와 제약을 요구한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정도로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 교육 또한 그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등교수업이라는 형태로 전반적인 학교 교육이 이뤄졌다면 코로나19로 등교자체가 어려워짐에 따라 원격수업이 학교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교육 패러다임이 변했다.

이제는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안전·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해 진 것이다. 

일선 학교 현장에선 코로나19에 대응하며 학생들의 안전한 수업을 위해 학교장의 역할과 리더십의 중요성은 커졌다. 

이런 가운데 좀더 긍정적이고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도원초등학교 강미애 교장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강 교장은 “‘빨리 가려거든 혼자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 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울수록 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해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학생들이 미래인재로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해 실현 방안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 교장은 “세종 학생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꿈을 꾼다”는 말로 사실상 내년 세종시교육감 선거 출마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제 새로운 자리에서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설계하려는 강미애 교장을 만나 코로나 시대에 교육이 지향하는 방향과 교육의 만들어 갈 가치에 대해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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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애 교장이 아이들의 체육수업을 지켜보며 흐뭇해하면서도 하루빨리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수업할때가 오길 희망하고 있다.
▲강미애 교장이 아이들의 체육수업을 지켜보며 흐뭇해하면서도 하루빨리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수업할때가 오길 희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2년을 보냈다. 일선 학교 현장의 모습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리 사회도 그렇지만 학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변화에 초창기엔 혼란도 있었다. 지금도 어렵지만 조금씩 적응하며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 학교가 변화상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원격수업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것 같다. 원격수업에 대한 논의는 지난 1990년대부터 시작됐는데 기존 오프라인에 익숙해 있는 학생들과 교사들은 원격수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갑작스런 출현으로 대한민국 전체 학교문이 닫히면서 자연스럽게 일상화가 된 것이다.  

물론 원격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플랫폼 부족, 교사들의 ICT 활용 경험의 부족 등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다행히 현재는 교사들의 ICT 이해 향상과 함께 법률적인 제도적 장치들도 일정 보완돼 원격수업은 점차 안정화된 학사일정의 하나로 정착되고 있다. 

두 번째, 원격수업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보완돼 법적용이 조금 더 유연해 지고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과 사회적 거리를 시행시 학생의 현장체험이라는 제도가 오전과 오후로 분배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57일까지 가정학습의 선택이 더욱 확대됐다. 학생들의 출결에 대해서도 조금 더 탄력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 

세 번째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외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학사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 지침들이 제정되면서 그에 따른 행동 범위들이 정해져 학사일정의 자율성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졌다. 

교실에서는 사회적 거리를 지키기 위해 그룹 수업이 어렵게 됐고, 현장체험이나 학생들이 많이 모인 행사들이 축소되며 방역지침에 따른 학교운영은 최소화하고 있다.

네 번째,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원격수업은 학생들의 휴대폰과 컴퓨터 접속시간을 늘려주고 있다. 요즘 학생들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라 하는데 그 정도로 학생들이 정보화 기기와 친숙하다는 뜻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은 너무나 좋은 시간으로 ‘휴대폰 사용금지’라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은 학생들이 동영상 접속과 시청, SNS의 이용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해 주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사용이 부정적인 영향만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
수업에서도 활용하고,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하며 그 정보를 활용해 크리에티브란 영역도 만들어 낼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안타깝게도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학생들의 활동 범위에 대한 제한이 없었지만 이제는 각종 활동 관련해 여러 제약이 따르면서 학생들이 스트레스에 취약해졌고 해소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학교나 가정에서 학생들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세심한 관심과 따뜻하게 안아주는 여유가 절실하다. 

■세종시는 학교가 증설되고 있는데 일부 교원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실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표면적으로는 학생들은 교사의 질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교실은 조그마한 사회로, 학생 하나하나가 구성원이고, 책상과 의자 역시 우리 학생들에게 분명하게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학생과 교사의 생각이 많이 영향을 받는 곳이 교실이고, 그 속에서 끊임없는 사회 활동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실내 학생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학생에 쏟는 교사들의 눈길도 자주 갈 것이고, 개별학습 상황도 좋아지고 학력 신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분명 학급당 학생수가 줄어들면 교사들은 수업의 질도 좋아질 것이라고 반가워할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살펴보면 세종의 학급당 학생수(초등학교 21.5명, 중학교 23.5명)는 OECD 국가(초등 21.1명, 중학교 23.3명)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 갑자기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면 교실수 증가에 따라 교사의 수도 그만큼이 늘어야 한다. 

3학년에서 6학년까지 수업을 담당하는 전담 교사를 1학년으로 배치하고, 그에 따라 연속적으로 발생되는 전담 교사의 수가 줄어들게 되면 이는 어떻게 배치할 생각인지 궁금하다.

학급당 학생수 감소는 모든 교사들이 환영한다.
하지만 3학년에서 6학년 교사들이 당장 늘어나야 하는 수업시수는 어떻게 보장하고, 그에 따라 추가되는 기간제 교사 인건비, 특별교실을 일반교실로의 전환 비용은 어디에서 조달할 것인가? 

자칫 학생교육비로 활용돼야 할 재원이 인건비로 전용되는 현상을 맞이할 수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학급당 학생 수는 인구 감소로 인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인구통계학적 결과다.

지금 당장 학급당 학생수 감축보다는 조금 더 철처하게 준비해 시작한다면 예산도 절약할 수 있고, 각급 학교의 혼란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강미애 교장은 “새로운 시대 교육의 변화를 위해선 틀만이 아닌 사고와 문화를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서 새로운 철학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변화에 대응하며 아이들의 성장과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며 교육감 출마 의지를 밝혔다.  
▲강미애 교장은 “새로운 시대 교육의 변화를 위해선 틀만이 아닌 사고와 문화를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서 새로운 철학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변화에 대응하며 아이들의 성장과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며 교육감 출마 의지를 밝혔다.  

■내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어떤 교육행정을 펼치고 싶나.

장석주 시인의 ‘대추한알’이라는 시를 보면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대추가 붉어지려면 그 안에 많은 사연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 않을까? 

교육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학교는 학생들의 지식뿐만 아니라 이를 지탱하게 만드는 지혜를 쌓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학교 경영을 하면서 주안점을 뒀던 것은 ‘꿈·감동·추억을 만드는 학교’였다.
꿈은 미래를 나타내고, 감동은 현재를 즐기는 것이고, 추억은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꿈은 진로이고, 감동은 학교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고, 추억은 만드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사무직 및 관리직은 710만개가 사라지고, 로봇을 비롯한 신규 기술분야의 직업이 200여개만이 생겨날 것이라고 한다. 

이제 교육은 틀만이 아닌 사고와 문화를 바꿔야 한다. 
또한 사고와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철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게 하는 것이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과 교육이 지향하는 방향과 교육이 만들어 내야 하는 가치도 변하고 있다.  

이 시대에 교육에 대한 설계를 잘해야 우리 학생들에게 ‘꿈’이, ‘감동’이 보장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빨리 가려거든 혼자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 라는 말이 있다. 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교육에 대한 욕심이 많다. 

우리 학생들이 미래인재로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한다. 고민이 구체적으로 설계되고 현장에서 실행될 수 있는 방안을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꿈을 꾼다.

그래서 나도 꿈을 꾸어본다. 세종 학생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꿈을.

 
 

■세종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으로 임기를 마쳤다. 구상했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다고 보나.

세종교총 회장을 역임한지 어느덧 3년으로 교총회장이라는 자리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교총은 교사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교직원들의 복지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단체이다.

세종교총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세종교총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을 위해서 동분서주했던 시간이었다. 

세종교총의 첫 번째 목표는 충남교총과의 분리였고, 두 번째는 세종교총회원을 통해서 세종교육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매달 소식지 발간, 세종교총 배구대회, 2030위원회 활동, 교총인의 밤, 해설사와 함께하는 마을탐방, 연구대회 등으로 세종의 교육발전과 성장을 위해서 밤낮없는 시간을 보냈다. 

성경의 말씀에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했던가? 
그러나 마무리는 창대하다는 말을 못하겠다. 핑계를 대자면, 코로나19로 많은 활동을 취소해야만 했다.

정말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잘한 것보다는 “그때 이것 저것 더 잘 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세종시내 교육 불균형의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소 방안이 있다면.

2015년부터 2019년 2월까지는 종촌초에서, 같은 해 3월부터 2021년 현재까지 조치원에 소재한 세종도원초에 근무하고 있다.

신도시와 읍면지역의 교육에 대해 외부환경과 내부환경으로 나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환경이란 학교의 시설 등을, 내부환경은 학생들과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역할이나 성격 등을 의미한다. 

외부환경은 읍면지역 학교들을 신도시에 비교할 때 다소 우려할 만한 점이 있다. 
먼저 학교내 공간이 읍면지역 학교들이 좁은 편이다. 

두 번째, 읍면지역은 신도심에 비해 특별교실의 구비가 부족한 편이다. 
반대로 신도심 학교들은 대규모 학교인데 비해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24학급 규모의 학교들은 체육관 사용에 불편하지 않지만 그 이상의 학급규모는 체육관 사용에 제한을 둬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내부환경을 살펴보면 신도심에 비해 읍면지역 학생들은 다양한 학습경험의 장이 좁은 편이다.  
신도심은 교육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나 교육과정들이 집중된 반면 읍면지역은 넓은 지역으로 분포됐고, 교통편의도 불편하다.

물론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외부적인 요소는 국가와 지역의 자본 투자를 유치해 해결 방안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꾸준한 정부와 협의를 통해 시설개선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부 환경은 지역사회와의 협조와 학교 교육과정의 다양화, 교육비 지원, 교육기기의 선진화 등으로 학생들이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누리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도원초등학교 전경. 
▲도원초등학교 전경. 

■세종시민에게 한 말씀.

부탄 영화 ‘교실 안의 야크’ 대사 중에 “선생은 (아이들) 미래를 어루만지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34년을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 지내며 어려운 일이 없지 않았을까마는, 어려운 일 조차도 모두 추억으로 남는 법이다. 

오늘도 아이들하고 “조심해서 가세요.” 하니, 우리 아이들도 “선생님도 조심해서 가세요” 하며 즐겁게 하교인사를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부모님, 길에서 만난 주민들이 어떻게 봐주는냐에 따라 모양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했을까?

교육이 가야 할, 교육이 안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재해 있다. 
이는 차근차근 교육 관계자들과 시민들과 국가와 함께 풀어 가면 된다.

세종시민들이 우리 아이들을 “그래 넌 할 수 있어!”라는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세종을 살리는 힘을 가진 인재로, 우리나라의 주축이 되는 인재로, 세계를 이끌어 가는 인재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하쿠나마타타(문제없어)’ 류의 지나친 낙관일 수 있기는 하지만, 삶에서의 실수도 때론 멋진 앞날의 길잡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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