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세종시, 인사운영 업무협약…조직권 확보 안돼 반쪽 독립 지적도

▲세종시의회 이태환 의장과 세종시 이춘희 시장이 세종시의회와 세종시의 인사운영 업무협약 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종시의회 이태환 의장과 세종시 이춘희 시장이 세종시의회와 세종시의 인사운영 업무협약 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종시의회(의장 이태환)와 세종시(시장 이춘희)는 26일 의회청사 대회의실에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따라 양 기관의 인사업무 협력 강화를  위한 인사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이태환 의장과 이춘희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 취지 및 내용 공유, 인사말, 협약서 서명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협약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법률이 내년 1월 1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우수인재 균형배치 및 인사운영 활성화를 위한 정기·수시 인사 교류 △채용을 위한 시험 위탁 수행 △교육훈련 통합 운영 △휴양시설, 복지포인트 등 후생복지 통합 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세종시의회와 세종시는 협약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분야별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실무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이태환 의장과 이춘희 시장이 세종시의회와 세종시의 인사운영 업무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이태환 의장과 이춘희 시장이 세종시의회와 세종시의 인사운영 업무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협력 새로운 시험대…반쪽 인사권 독립 우려 제기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 법률의 시행에 따른 인사권 독립은 시의회가 제한적이나마 홀로서기에 나설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동안 세종시의회 의회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세종시장이 행사해 왔지만 내년 1월 13일부터는 인사권 독립으로 임용권자가 ‘세종시장’에서 ‘시의회 의장’으로 변경되고 인사교류 형식도 기존 ‘발령’에서 ‘전출입’으로 변경된다.

기존에는 인사교류가 비교적 자연스러웠지만 임용권자가 변경돼 소속 기관 자체가 달라짐에 따라  까다롭게 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내년 1월 13일이전까지는 (의회직원은) 세종시청 소속이지만 이후에는 세종시의회에서 근무할 경우 소속이 시의회로 변경돼 공무원들의 소속 변경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의회는 시의회 직원(정원 47명)에 대해 시청으로 자리를 옮길지 여부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사권 독립 관련해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의회가 조직권이 없는 반쪽 인사권 독립이라는 점이다.

현행 법이나 조례상으로 집행부인 시가 의회 사무처 정원·부서 신설·사무처 직원 직급 등을 결정하고, 의회는 그 안에서 인사권만 행사 가능해 향후 법률 개정이 없다면 의회는 현 체제를 유지하며 인사권을 행사하는 제약이 뒤따른다.  

전국 시의회가 조직권 확보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이유로 이런 점에서 시와의 긴밀한 협력, 즉 집행부의 인사교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원활한 인사권 독립에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현장에서도 조직권 없는 반쪽 인사권 독립에 대한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양 기관의 협력에 초첨을 맞추는 모양새였다.  

▲이태환 시의회 의장이 인사운영 협약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태환 시의회 의장이 인사운영 협약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종시의회 이태환 의장은 인사권 독립이 의회 독립성 강화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조직권 확보가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태환 의장은 “인사권 독립으로 의회의 독립성이 보다 강화됐다. 의장의 인사권에 대한 권한 강화뿐만 아니라 의회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의장은 “이를 통해 의회가 보다 독립적으로 시와 집행부에 대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 독립성을 강화를 위한 조직권 확보가 향후 과제임을 언급했다.
이 의장은 “인사권은 독립됐지만 조직권은 갖고 있지 않다.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인사권뿐만 아니라 조직권 확보 역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조직이 크지 않다 보니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런 부분은 전국 지방의회와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인사운영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인사운영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이날 협약식에서 시청과 시의회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이춘희 시장은 “집행부와 시의회간에 인사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이제 의회는 의회대로 인사권을 독립해서 전문성을 키우는 그런 계기로 삼아야 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시의회와 집행부가 인사문제에 있어 긴밀하게 협력하지 않으면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회 인력자체가 적기 때문에 의회 안에서만 순환된다면 교육·훈련이나 승진 등 여러 분야에서 제약요인이 있다”며 “시와 긴밀히 협력해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오늘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시와 협력을 해 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이것은 인사문제 뿐만 아니라 시와 의회와 관계이기도 하다. 서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협력해 시 발전을 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의회 인사권독립 TF관계자는 인사 교류 관련해 “(시청 복귀 등) 수요 조사를 했는데 인원은 말하기 어렵다. 조사만 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아직 협의를 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TF 관계자는 “인원이 아주 많거나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 통상 정기인사선으로 크게 한쪽이 편차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직렬과 직급이 정해져 있어 그것을 맞춰야 한다. 그동안 희망인사에서도 맞춰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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