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집이란?

                    ▲장승현 목수.
                    ▲장승현 목수.

집은 경제적이어야 한다.

내가 목조주택을 지으면서 그것도 목조주택에서도 원칙을 지키고 매뉴얼을 100%에 가깝게 지키려고 노력하는 목수 입장에서 일반인들이 집 짓는 일들이 너무나 개탄스러워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첫째, 목조주택은 가장 경제적인 집이다.
최근에 현장에서 동시에 4채를 각각 다른 건축업자들이 집을 지었다. 

그 중 하나는 조립식 판넬집, 또 하나는 목조주택, 그리고 내가 짓는 목조주택. 이렇게 세 종류의 집이었다. 알게 모르게 세 집의 단가도 다 알게 되었는데 상대방 목조주택이 나보다 훨씬 비싼 집이고 조립식 집도 나보다 더 비싼 집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두 집에서 자기들이 단가를 까자고 해 할 수 없이 이야기를 공유했지만 상대방 목조주택을 지은 주인이 환장하고 미칠 지경의 표정이었다.

그런데 왜 이런 하잘 것 없는 조립식집이 내가 정통으로 짓는 목조주택보다 더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인가?

내가 누누이 이야기 하듯이 무슨 건축이냐로 구분되는 건 건축의 골조를 무엇으로 했느냐에 따라 나눠진다.

골조공사를 스틸로 하면 스틸하우스, 목조로 하면 목조주택, 벽돌로 하면 조적집, 철근콘크리트면 철근콘크리트 집이 되는 것이다. 이 골조공사는 전체 집 짓는 공정 중에 20% 밖에 안된다. 그 다음 나머지 80%는 다 똑같이 공동으로 들어가는 부분들이다.

왜 조립식 건축이 골조만 다른데 목조주택보다 돈이 더 들어갈까? 

그것도 집주인이 직접 직영으로 했는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집에 대한 문외한이 집을 구상하고 집을 설계하고 집을 지으니까 돈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량목구조는 단순하고 필요한 자재만을 사용한다.
조립식 판넬집이지만 정확히 규정하자면 C형관 판넬 ALC 공법인 것이다. C형관으로 골조를 세우고 100T 샌드위치 판넬로 돌리고 벽은 다시 내부에 ALC 기포 벽돌을 쓰는 세 번의 골조공사를 했기 때문이다. 이러면 자재도 3배, 인건비도 3번이 들게 된다.

이게 바로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짓는 과유불급의 집이다.

너무 과하면 비용이나 쓸데없이 돈만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이 사는데 내부 편백 루바를 돌리거나 원목 싱크대를 한다거나 이런데 돈을 들여야 한다.

200년 가기 위해서는 골조공사를 매뉴얼대로 해야 한다.

내가 짓는 집을 100년, 200년 가는 집이라고 주장한다. 
그건 뼈대를 200년 가게 구상하고 설계하기 때문이다. 북미에서 200여년 동안 만들어온 매뉴얼이 있다. 그걸 우리는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그러나 이 조립식 집은 20년도 못 가서 C형관, 판넬이 부식이 되고 ALC도 지진이나 충격을 주면 금이 가고 부서지게 된다.

건축에 대한 무지에서 온 결과다. 왜냐하면 이런 방식은 집주인이 이런 공법으로 집을 짓는 업자한테 넘어가 본인이 결정했으니까 누굴 탓할 이유도 없다. 

건축주가 정말 무지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을, 평생 살 집을 지을 생각이라면 학습을 해야 한다.

상품을 구매할려면 여러 정보나 통계 학습을 해야 하는데 현혹된 얄팍한 정보에 속아 이상한 집을 짓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또 하나는 앞에 짓는 목조주택 업자의 한심함과 집주인의 무지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그냥 이름이나 특정한 업체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겠다. 이 목조주택에 대한 지적은 4가지만 하겠다.

그러나 이 4가지가 목조주택을 짓는 전문가로서 너무나 한심하기 때문에 이 글을 쓴다. 누구 모함하고 내가 잘났다고 주장해서가 아니다. 독자들이 뭐가 옳은지 판단하기 바란다.

□기초의 어이없음.
이 집은 전체 매트를 치는데 앙카볼트를 박지 않고 나중에 드릴로 뚫어 앙카볼트를 박았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바닥 수평이 안 맞으니까 수평을 맞춰 볼트를 조절해 토대를 바닥에서 2, 3센치 띄어서 수평을 잡았다. 

이 상태에서 벽체를 OSB 합판을 치고 2층까지 골조를 올렸다.

난 나중에 시멘트 방통을 칠 때 집어 넣을 줄 알았다. 이래도 안된다. 내가 나중에 보니까 거기에 우레탄 폼을 쏴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말이 되는가? 

아무리 경량목구조라고 해도 들어가는 자재가 40톤이 넘고 눈이 1미터 이상 싸이면 50톤 이상을 이 앙카볼트와 OSB 합판이 버텨야 한다.

OSB 합판이 습기가 차 썩으면 집이 주저않게 되는 것이다. 이보다 무식한 건축이 있을까? 이에 대한 기둥과 골조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설명하겠다.

기초는 이렇게 미리 박아놓은 L 앙카로 바닥에 고정시켜야 한다.

□집을 레일건이 아니라 타카로 집을 짓는다.
집을 짓는 내내 타카 소리가 무슨 사격장 소리 같았다. 

처음에는 레일건으로 저렇게 총을 잘 쏘나 했는데 시종일관 64 타카로 10센치 간격으로 쏘고 있었다. 정말 총소리 때문에 일을 못할 정도였다.

200년 간다는 목조주택이 저 타카로 얼마로 버틸 수 있을까? 

목조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레일건을 사용해야 한다. 골조는 83밀리, 벽체 합판은 50밀리 아연도금 레일못을 사용한다.

□숨을 쉬지 않는 목조주택을 지었다.
이 집을 스타코 집이란다. 그러면 외형이야 아름답고 모던하겠지, 스타코집은 나는 해보지도 않아서 유심히 보았다. 외벽을 OSB 치고 타이백 치는데까지는 나하고 똑같았다. 

난 여기에 그냥 단순히 적삼목 찬넬사이딩을 붙이면 끝이다. 거기에 오일스테인을 칠하면 된다.

그래야 집이 숨을 쉬고 외부의 적삼목사이딩의 고급스런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집은 타이백을 치고 은박지 같은 단열재를 전체 돌리고 거기에 시멘트 보드를 전체 또 돌렸다. 그 다음 스타코를 바를 셈이다. 참 웃기는 집이다. 

첫째 숨을 쉬지 않을 집이면 타이백, 은박지 시멘트 보드를 철갑을 두를 필요가 없다. 
이런 스타코 집을 지을 거면 벽돌을 쌓고 그냥 스타코 바르면 되는데 목조주택 흉내만 내 비싼 집을 짓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지붕 벤트 시스템이 허술하다.
이 집은 모임 지붕이다. 미국 설계집을 보면 대개가 모임집이 많다. 

모임지붕도 중간에 벤트를 무슨 점검함처럼 군데군데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래도 지붕 벤트 시스템은 용마루 벤트를 통해 바람을 빼주는 게 제일 효과적이다. 

그래서 지붕은 보통 게이블 박공지붕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붕 모양은 모양만 있는 게 아니라 집의 형태와 벤트 시스템 고민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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