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만 배우면 정말 목조주택 배울 수 있을까?

 
 

중년이 되면 로망이 있다. 컨츄리 노마드(country nomad)라고 공기 좋은 시골에 가서 내 손으로 집을 짓고 사는 게 모든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다.

그런 걸 고민하는 사람들한테 희망을 실어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게 목조주택 학교다. 

오랜 목수일을 해오면서 누구나 쉽게 집을 지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집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오던 중 정착하게 된 게 경량목구조 투바이포 공법이다.

그동안 목조주택학교를 진행해오면서 초등학교 팀, 중학교 청소년 팀, 여성들도 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공법이 가벼운 목재를 중심으로 짓는 경량목구조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목조주택학교를 11기까지 진행해오면서 정리한 건 “10일만 제대로 배우면 목조주택을 스스로 지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 말은 그동안 목조주택 학교를 진행하면서 충분히 검증을 해왔다. 목조주택학교를 10일간 배우고 자기 고향에 가서 목조주택을 지은 사례가 있다. 또 한 명은 수강생들을 모아 함께 자기 집을 지을 계획이라는 말도 들려오고 있다.

처음 목조주택학교 타이틀로 “장목수 10일만 따라하면 목조주택 지을 수 있다”고 내세우자 사람들이 대부분 믿지를 않았다. ‘뻥’이라는 말, 너무 과장되었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은 내가 자신감 있게 책임을 질 수 있는 말이다. 정말 10일이면 목조주택을 배울 수 있고, 목수 일을 어느 정도 배울 수 있는데 그 이유를 설명해보겠다. 독자들이 판단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공구이다. 현대는 모든 일을 공구가 한다.

목조주택은 목수의 손재주가 필요 없다. 이 말은 현대의 목수는 손재주가 아니라 공구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목수 하면 인간 중에 가장 손재주가 좋은 사람을 일컬었다.

목수일이란 손으로 톱집을 하고 끌질을 하고 대패질을 하고 망치질을 직접 손으로 해야 하는 직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목수라고 하면 이런 손재주를 뽐냈다가는 현장에서 쫓겨나기 십상이다.

우선 현대 목수는 레일건, 커팅기, 드릴, 전기 대패 등 모든 목수일을 전동 공구를 사용해야 한다. 능률도 예전에 목수 10명이 망치질 하는 걸 레일건 하나만 있으면 더 빨리 못을 박을 수 있다.

톱질도 손톱으로 아무리 잘 자른다고 해도 커팅기, 각도 절단기로 자르는 것보다 더 정확히 자를 수가 없다. 요즘은 공구가 없으면 한시도 일을 할 수가 없다. 이런 공구 다루는 기술은 간단히 배우면 된다.

목조주택 학교를 진행하다 보면 기존에 목수일을 해왔던 분들이 가끔 참여하게 된다. 이런 분들은 목조주택 학교를 진행하다 보면 필자한테 매일 혼나는 게 다반사였다.

그 이유는 이런 분들이 오랫동안 목수일을 해오다 보니까 공구를 사용하는 게 손에 익지 않고 손톱이나 망치질이 손에 익숙해 늘 망치질과 손톱질을 하게 된다. 이런분은 필자한테 엄청 혼나곤 한다.

“형님 공구를 쓰라고요. 여기서 목조주택을 배울려면 레일건과 커팅기, 전동 공구를 쓰는 걸 배우라고요.”

그러나 40년된 오래된 관습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늘 손톱과 예전에 쓰던 구식의 연장을 쓰는 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목조주택은 간단한 조립식 맞춤형 건축방식이다. 
이 말은 조립식처럼 기존에 약속된 자재를 가지고 공식에 맞게 조립을 하면 되는 공법이라는 것이다.

투바이 퍼 경량목구조는 2인치(38mm) 4인치(89mm) 각재를 가지고 성냥갑처럼 집을 짓는 공법이다. 합판도 가로 4피트(1220mm), 세로 8피트(2440mm)로 규격화돼 있고 스터드도 8피트(2440mm), 석고보드도 4피(1220mm), 8피트(2440mm)로 돼 있다.

경량목구조 자재는 이처럼 규격에 맞게 다 정해져 있다. 창문도 규격화, 단열재도 규격화 돼 있어 공식에 맞게 집을 지으면 되는 것이다. 이런 공식을 10일만 배우면 되는 것이다.

자동차 학원에서 운전을 10일이면 배울 수 있고 자격증을 딸 수 있지만 운전을 제대로 할려면 자기 차를 사거나 운전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운전 연습을 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목조주택 기술도 10일이면 목조주택 짓는 기술을 다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목조주택 집 짓는 게 숙달이 되려면 여러번의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남의 집을 상품처럼 만들어 주거나 돈을 받고 지어줄려면 어느 정도 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예전에 우리가 초가집을 누구나 짓고 품앗이 해서 짓듯이 아니면, 미국사회에서 함께 지었던 목조주택처럼 소박한 집이라면 정말 10일만 배워도 목조주택을 지을 수 있다.

내 집을 내가 짓는데 조금 거칠거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집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6기생 중에 어떤 수강생은 10일간 목수일을 배워 정말 고향에 가서 동생과 함께 아버지 집 6평을 지어준 사람이 있었다.  

‘장목수의 목조주택학교’는 현장 실습 위주의 실기교육이 주를 이룬다. 

현장에서 10일동안 목조주택 자재 강의, 목조주택 골조 실습, 경량목구조 설계 강의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짧은 시간 내 목조주택 기술을 가르쳐 주고 있다.

정말 10일만 제대로 배우면 목조주택을 손수 지을 수 있다. 컨츄리 노마드를 위해 목조주택에 도전해보는 것도 중년 남자들의 마지막 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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