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긍정 평가 VS 통합당 선거전략 부재 및 막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총선 홈페이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총선 홈페이지.

미래통합당이 각종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와 자신들의 패배를 이르며 세종시를 ‘사지(死地)’로 표현한 것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그대로 적중했다.

올해 총선은 세종시 선거구가 갑·을로 분구되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민주당이 두석 모두를 석권하느냐 아니면 통합당이 1석이라도 가져갈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이 두석 모두 석권했지만 민주당이 잘했다기 보다는 통합당의 선거전략 오판과 자기 발등을 찍는 행위로 향후 반전 가능성을 상실했다.

■코로나 선거 그리고 막말 파동

우선 대외적으로 보면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에 대한 선거였다고 말할 수 있다.

정치권에선 선거전부터 이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왔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외국인 출입국 관리, 마스크 대란 등으로초기 대응은 부정적 평가가 일색이었지만 마스크 5부제 시행과 신속한 조기 검진 및 방역, 확진자 발생 안정화 등으로 반전을 이룬다.

특히 해외의 잇따른 긍정적 평가가 역으로 국내에 유입되며 정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따라서 통합당이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먹힐 여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는 시각이다.

선거에 임박해 터져나온 통합당 후보들의 각종 ‘막말’ 또한 치명적이었다.
이들 후보에 대한 뒷수습도 그리 깔끔하지 못했는데 이는 전국적인 선거 판세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에서도 한 후보의 과거 발언이 도마에 올랐지만 그 결과는 판이했다.

■세종갑 선거구

세종갑은 민주당 홍성국 후보, 통합당 김중로 후보, 정의당 이혁재 후보 그리고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형권 후보 등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홍 후보는 선거 초기부터 과거 강연에서의 여성 비하·막발 발언 논란으로 부담을 안고 선거전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선거 기간 중 이 부분에 대한 타 후보들의 정치 쟁점화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선거전부터 힘이 빠졌던 정의당을 고려한다면 민주당과 통합당의 양대 구도에서 통합당이 이런 선거 호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통합당 세종시당에서 공략에 나섰지만 영향이 미미했는데 결과론적이지만 차라리 김중로 선거캠프에서 이를 주도적으로 대응해 나갔다면 최소한 지금보다 낫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정의당 이혁재 후보나 무소속 윤형권 후보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다.

세종시내 시민단체에서 이 문제에 대해선 사실상 침묵에 가까웠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통합당의 실책은 더욱 두드러진다.

반면 홍성국 후보는 조용히 묵묵히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 ‘상책’이었다.
타 후보들의 비난에 굳이 하나하나 맞대응하지 않고 지역 자체가 민주당 강세지역임을 적극 활용해 지역을 누비며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선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세종시당 입장에서도 통합당내 여러 문제가 발생할 때 자신들의 입장을 제기하며 앞서가는 형국에서 시끄럽기보다는 조용히 선거 지원에 나섰다.

아울러 홍 후보를 당초 전망과는 달리 세종을이 아닌 세종갑에 전략공천한 부분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홍 후보가 세종시 출신이라는 점은 세종을 강준현 후보와는 달리 크게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전망하기 어렵다.

그는 세종을 선거구에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출마 후보로 거론되면서 조금씩 알려지는 상황이었다.

반면 세종갑은 선거인 상당수가 동지역에 거주하고 외부 인구 유입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출신보다는 어려운 경제 현실에서 ‘경제 전문가’로서의 장점이 유권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부각됐음을 알수 있다.

이밖에 이혁재 후보와 윤형권 후보가 저조한 지지율도 민주당 홍성국 후보에 상당한 힘을 실어줬다.

통합당은 수차례 ‘사지(死地)’라고 공언했음에도 그리고 민주당을 추격하는 후발주자임에도 선거 호재를 제대로 활용하기는커녕 오히려 혼선 등으로 확실한 선거전략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세종을 선거구

세종을 선거구는 민주당 강준현 후보와 통합당 김병준 후보의 일대일 구도가 뚜렷했다.

선거전부터 이미 강 후보에게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세종시가 출범후 사실이든 아니든 ‘원주민 소외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4.15 총선에서 ‘진짜로’ 세종시에 정통한 세종시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밑바탕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 출신으로 지역에서 활동해온 강 후보는 더욱 긍정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일부에선 금남면이 고향으로 세종갑을 출마했다면 더욱 유리했다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이미 세종시 출신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졌고 오히려 고향이 있는 선거구를 벗어나 당선된 것이 장기적으론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반면 험지에 도전하는 김병준 후보는 출마 시기와 방법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김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세종시 설계자’라는 것으로 세종시와의 관계를 적극 부각시켰다.

정작 출마과정을 살펴보면 그렇지 못했다.
자천타천으로 타 지역 출마가 공공연히 거론됐고 결국 마지막으로 어쩔 수 없이 세종시에 출마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상당했다.

차라리 이른 시기에 세종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지역 정치권과 협력을 강화했다면 그가 바랬던 ‘격전지’로 부각됐을 공산이 크다.

이는 김 후보의 세종시 전략공천 발표후 지역내 같은 당 소속 출마 후보자의 반발에서부터 알수 있다. 불리한 선거에서 첫 출발부터 소위 자기편의 반발에 모양새를 구겨야 했다.

이와 같은 선거철 당내 갈등은 연기군 시절부터 종종 반복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세종시가 민주당의 영원한 ‘성지’가 될지 아니면 반전의 기회가 생길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새롭게 시민들의 선택으로 탄생한 2명의 세종시 국회의원의 역할과 책임은 어느 때 보다 막중하다. 세종시가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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