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不朽)의 명설교(名說敎)’

▲강용수 전 세종시의회 부의장.
▲강용수 전 세종시의회 부의장.

미국의 명문 달라스 신학대학교에서 설교학을 전공한 성결교단의 목회자로부터 지난달 19일‘거룩한 낭비(浪費)’라는 제목의 설교를 듣게 되었다.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성서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거룩한 낭비’의 주인공을 꼽으라고 한다면 옥합을 깨뜨려서 비싼 나드(nard)향유(香油)를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던 그 여인을 일컫는다.

그 여인이 부은 향유가 온 몸에 범벅이 되다시피 했으니, 그 향기 또한 집안에 가득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화를 내면서 쑤군거리기를 “아니! 저 여자가 왜? 300 데나리온이나 되는 값비싼 향유를 저렇게 낭비하고 있는가!

즉, 1년 연봉(年俸)보다 많은 그 돈이면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고도 남을텐데 왜? 쓸데없이 낭비하느냐고 책망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계산(計算)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예수님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온힘을 다하여, 쏟아부었다고 한다.

또한, 2천년이 지난 근래(近來)에 와서 그녀처럼 계산하지 않고 이해타산없이 오직 주를 위해 순교(殉敎)한 짐 엘리엇 선교사의 이야기가 세계 선교주일을 맞아 다시 부활되고 있었다.

그는 1927년 미국의 오리건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레슬링 대표선수와 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건장하고 총명한 유망주였다.

또한 미국 명문 휘튼 신학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기도 한 그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 학교의 교수로 재직하라는 권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꿈꾸었던 선교사의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의 소원은 한 번도 주님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선교지역을 선택한 곳이 남미 에콰도르의 정글에 있는 아우카족이었다고 한다. 미리 에콰도르에 와서 2년 동안 머물며 그곳의 언어. 문화, 지리를 공부하면서 선교를 위한 준비를 하였다고 한다.

또한 경비행기에 물자를 싣고 가 전도지와 함께 잔인하고 독하기로 유명한 아우카족이 사는 밀림지역에 떨어 뜨려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열고자 무던히도 노력하였다.

드디어 1956년에 짐 엘리엇을 비롯한 4명의 동료들은 그곳으로 들어갔는데 소식이 끊어진 것이다. 혹시나 해서 비행기를 타고 수색을 하니 강가에서 그들의 시신들이 발견되었다.

창과 칼에 찔린 채 그들은 처참하게 죽어 있었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그들의 신변을 보호하고 방어 할 수 있는 권총이 그들의 호주머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 할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한방 쏘지 않은 채 그대로 순교자의 길을 갔다는 말일 것이다.

이 사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미국은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라이프지 및 타임지를 비롯한 모든 언론들이 이 얼마나 불필요한 낭비인가!(what a unnecessary waste!)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도대체 20대의 젊은 엘리트들이 왜 그곳에 가서 개죽음을 당해야만 하는가? 이보다 더한 낭비는 없다고 비판을 넘어 분노하는 기사(記事)들이 쏟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는 낭비라니요! 어떻게 그것이 낭비란 말입니까? 내 남편은 어렸을 때부터 그 일을 위해서 평생 준비했던 사람입니다. 이제야 내 남편은 그 꿈을 이룬 것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찌! 낭비란 말입니까?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말라며 항변을 하고 있었다.

이 선교비사(宣敎秘史)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곧이어 그녀 자신이 그곳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언어를 전공했지만, 다시 간호학을 공부하고 남편의 여동생 레이처와 어린 딸을 데리고 아우카 족이 살고 있는 밀림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다행히 아우카족은 여자들은 죽이지 않는 풍습(風習)이 있어 그곳에 머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아플 때 간호해주고 치료해주며 5년 동안 헌신(獻身)하고는 잠시 본국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때 아우카족이 묻는다.

당신들은 이 정글에 와서 무엇 때문에 희생을 하면서 까지 우리를 도와주는 것 입니까? 라고 묻자, 당신들이 5년 전에 죽인 그 남자가 저의 남편이고, 레이처의 오빠입니다.

당신들이 죽인 그 남자와 그리고 나의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라고 해서 이곳에 와서 여러분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5년 동안 비밀로 하다가 그때서야 그런 얘기를 해줬더니 원주민들이 거기서 눈물을 흘리면서 회개를 하고 마침내 예수님을 영접(迎接)하였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 남편을 죽인 민카이 추장이 신학(神學)을 하고 목회자가 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이처럼 놀라운 역사가 일어난 것은 선교사들의‘거룩한 낭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일 것이다.

그가 휘튼대학 시절 기숙사에서 일기형식으로 적어놓은 노트에는“잃어버릴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지킬 수 없는 것을 버린 자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즉, 잃어버릴 수 없는 영혼을 지키기 위해 지킬 수 없는 생명을 버리는 자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사람은 언젠가는 누구를 막론하고 한번은 죽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또 “하나님이시여! 이 쓸모없는 장작개비에 불을 붙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주를 위해 불타게 하여주소서! 내 삶을 태워 주시옵소서. 나의 하나님! 나의 삶은 주님의 것입니다. 나는 오래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오직 풍성한 삶을 살아가게 하여 주옵소서. 바로 예수님 같이... ”

이처럼 짐 엘리엇의 삶은 오직 주님을 위해서 불살랐다는 말이 아닐까!

그리고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는 2015년 6월 17일 소천하기 전까지‘엔드 오브 더 스피어’(‘end of the spear’)라는 책을 출간(出刊)하였는데 그것이 영화로 만들어져 미주대륙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었다.

그래서일까! 하나님을 위해서 또는 주님을 위해서 ‘거룩한 낭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자라고 몇 번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 나라에는 ‘거룩한 낭비’는 사라지고 ‘흥청망청 낭비’하는 소리만 요란하다고 한다.

이 땅에 ‘거룩한 낭비’를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앞장서야 된다는 말일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불후의 명설교(不朽의 名說敎)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있는 듯하다. 좋은 말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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