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과학기술 융합한 ‘지식재산 스토리텔링’ 학문 개척자로 시세계 ‘변주’

▲이가인 시인.
▲이가인 시인.

시인은 숙명을 안고 산다. 사유와 언어에 대한 천착은 그들에게 운명처럼 다가온다.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는 것은 시인의 숙명이다. 그런 까닭에 시작(詩作)에는 사물에 대한 미학이 존재한다.

이가희 시인(58)에게 시는 운명이다. 시는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가희 시인의 시어는 그의 처지를 말한다. 그는 2001년 대전일보 주최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한 이후 20년째 숙명처럼 시인으로 살아간다.
 
등단 시 ‘젓갈 골목은 나를 발효시킨다’에서 ‘날마다 그는 해협을 끌어다 소금에 절여 간간하게 숙성시킨다’라고 말한 이가희 시인.
 
그가 이달 말 제16회 대일문학상을 수상한다. 대일문학상은 1996년 대전일보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쉰 살 여자의 가을은 흔들린다’, ‘수덕사, 빗속에 갇히다’, ‘겨울바다에게 고함’, ‘빈들교회’ 등 그의 시는 견고하고 역동적인 내면 탐구의 결정(結晶)이란 것이 평단의 평이다. 고은 시인은 이가희 시인의 수상 소식을 듣고 전화를 걸어 “그래, 열심히 시를 쓰자. 시가 삶이다. 잘했다.”고 축하했다고 한다.
 
그는 고려대 문학예술과 석사과정 지도교수였던 김명인 교수와 신춘문예 심사를 맡았던 나태주 시인을 시문학의 스승으로 꼽는다.
 
이가희 시인의 수상소감에서는 시인으로서 삶에 대한 성찰이 느껴진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50대는 여전히 허기지고 허기로 가득 찬 나에게 대일문학상은 선물처럼 느껴지는 존재입니다. 그동안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한다고 시 쓰기에 소홀했기에 좋은 글 쓰라는 채찍으로 알고 정진하겠습니다.”
 
충북 보은 출생으로 충남대를 졸업하고 고려대(문학석사), 한남대(문학박사)에서 공부한 그는 시집 ‘나를 발효시키다’, ‘또 다른 골목길에 서다’, 시와 에세이집 ‘지금은 나를 좀 더 사랑할 때’를 냈으며 문예창작 이론서 ‘문예창작의 실제’, ‘생(生)으로 뜨는 시’ 공저자다. ‘민달팽이’, ‘금강이여 흘러라’, ‘민들레꽃’ 등 시 가곡 작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2004년 하버드대를 비롯, 미국 10개 명문대 동시 합격한 딸(박원희·현재 미국 페이스북 본사 근무)을 키운 경험을 토대로 자녀교육 유명강사로 활동했으며 ‘한국 토종엄마의 하버드프로젝트’, ‘독서 잘하는 아이가 무조건 대성한다’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이다.
 
이가희 시인이 ‘지식재산 스토리텔링’ 학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은 시세계의 영역을 다른 부문으로 확장하는 것이자 특별하게 변주하는 것이란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던 그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역할을 결합해 ‘지우개 달린 연필’을 발명한 것처럼 지식재산과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밝힌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은 과학기술 영역의 지식재산에 문화예술 분야의 스토리텔링 옷을 입히는 것이다.

이가희 시인은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지식재산에 속하는 발명에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많이 존재하지요. 특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발명과 특허에 스토리를 입혀 생명력과 가치를 만드는 것이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인데 그런 점에서 문화예술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을 주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은 문화예술, 문학의 새로운 버전이다. 그런 점에서 이가희 시인에게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은 다양한 문화예술적 영감을 준다. 천생 시인으로서 지식재산 스토리텔링 학문 분야를 개척한 그의 활동이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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