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재찬

박정환 대통령이 취한 유사민간화 통치방식을 가리켜 ‘군복 위에 양복을 걸쳐 입었다’라고 하는데 화공당은 그 군복 위에 걸쳐 입은 양복과 같은 것이었다.

정민당은 전두환, 노태우를 비롯한 신군부가 12·12군사반란, 5·17쿠데타 등 두 차례의 군사적 행동으로 정권을 차지하고 나서 그 기반을 만들기 위해 조직한 것이었다.

정민당과 화공당이 다른 점이 있다면 화공당은 중앙정보부가 만들었고 정민당은 보안사가 만들었다는 것뿐이다. 경쟁자인 야당의 정치활동을 묶어놓고 국가기관이 비밀리에 정민당을 만든 과정은 화공당의 설립과정을 따라 했을 것이 분명하다.

창당과정이 이러하니 대통령은 집권여당을 존중할 까닭이 없다.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다. 고무도장이었고 허수아비였다.

대통령의 결정을 추인하는 기관이었고 표를 모으는 도구였다.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뜻을 잘 따르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집권여당을 괴롭힐 수단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정보기관을 시켜서 뒷조사를 하고 조리돌림을 하기 일쑤였다.

국회의원들이 탄 출근버스를 통째로 끌고 가서 이만승의 말을 듣도록 겁박했던 자유당 때 이야기나, 박정환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국회의원들을 잡아다 콧수염을 뽑으며 모멸을 주던 화공당 때 이야기, 그리고 전두환 군인들의 기고만장이 하늘을 찔러 고위 장교들이 술잔을 집어던지며 국회의원들을 두들겨 팼던 이야기와 요즈음 겪고 있는 몰염치한 A당 이야기는 뭐가 다른가.

자유당, 화공당, …이렇게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본질은 친일파로부터 원류(源流)된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권력과 재물을 쫓는 기회주의자들로, 일제 강점기엔 부역자들이었고, 만약에 6.25로 공산화되었다면 역시 공산체제에서 지배계급 으로 변신하여 또다시 기득권을 누렸을 것이다.

권력과 부를 얻기 위해 민본을 외치고, 남북이념 대결장에서는 반공을 모토로 삼아 해방 후 수십년간 끊임없이 기득권을 이어 오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한민족 특유의 무지몽매함을 이용하여 세뇌시켜 왔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새로운 가능성으로서의 혁명적 이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국에선 4·19혁명으로부터 1979년 부마민주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는 혁명의 유산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어.”
“다행히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촛불혁명’이 한국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 켰어요!”
“과거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에 앞장섰던 지도자들은 고스란히 제도 정치권으로 옮겨 활발한 정치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다행이야.” 
“굴하지 않고 진보가 나라다운 나라를 꿈꾸며 헤쳐 나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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