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재찬

“관계, 법조계, 군, 경찰 할 것 없이 친일파가 나라의 중추를 몽땅 차지 한 나라 아니냐.”
“이건 광복이 아니에요!”
“프랑스는 독일 점령하에 4년간 존속했던 비시정권에서 나치에 협력했던 민족반역자 2만6000명을 투옥하고 1500명을 사형집행했어.”
“우리는 왜 못했어요?”

“단 한 명도 처벌하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훌쩍 넘기고도 아직 선진국이 못되는 이유가 있군요.”
“제대로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데 있어.”

“우리 국민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어요.”
“그래도 여전히 공중도덕이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
“반칙요?”
“반칙을 벌하지 않고 상을 주면 사람들은 반칙을 예사로 하게 된다. 인간은 역사의 산물이야.”
“독립운동가는 감옥에 가고! 그 후손은 3대가 망하고! 친일파, 매국노들은 부귀영화를 누린 것이 해방 후 우리의 역사가 아닌가요?”

“역사를 똑바로 가르치지 않고는 우리 국민에게 정의감, 도덕심을 기대할 수 없어.”
“도덕적 국민 없이는 결코 문명국의 대열에 끼일 수 없어요.”
“우리는 일본의 후안무치에 분노하면서 다른 한편 우리를 돌아보게 돼.”
“…”

“우리 속에 일본은 없는가? 일제식민지, 군부독재가 좋았다고 강변하는 극우 보수!”
“일베가 일본 극우정권과 다를 게 뭐예요!”
“진정한 광복은 아직 오지 않았어.”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그래도 일본에는 전쟁범죄를, 범죄를 사과하고 고개 숙이는 좌파, 진보파가 있다. 반면 소위 친한파라고 불리는 일본의 극우파는 식민지와 전쟁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이 없고, 한국이 이만큼 발전한 것도 일본 식민지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일본을 국제질서의 피해자로 보는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사죄를 기대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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