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추협, 법적 대응 나서…자원봉사 및 후원 손길 줄이어

▲고진광 대표가 사랑의 일기 연수원 입구에 걸려 있는 글들을 설명하고 있다.
▲고진광 대표가 사랑의 일기 연수원 입구에 걸려 있는 글들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사랑의 일기 연수원이 침수되며 또 다시 아픔을 겪었다.

2016년 9월 28일에 발생한 사랑의 일기 연수원(세종시 금남면 남세종로 98) 강제 철거의 부당함을 알리고 투쟁하는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고진광 이사장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 다가왔다.

철거 당시에 아이들의 손길이 담긴 일기장과 세종시 역사 기록물 등 상당수의 자료가 땅속에 매몰돼 훼손됐는데 지난 3년 동안 이를 발굴해 연수원의 컨테이너에 보관하고 있었다.

인추협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과 28일 세종 지역의 집중 호우로 수위가 1m이상 물이 차 올라 사랑의 일기 연수원 현장이 침수돼 발굴 자료 1만 여점이 모두 물에 젖었다.

 
 

실제로 지난 13일 사랑의 일기 연수원 현장을 찾았을 때는 컨테이너안은 침수 흔적이 뚜렷했고 각종 자료도 물에 젖어 한쪽에서 말리고 있었다.

침수 요인은 연수원을 제외한 주변 지역이 공사를 위해 매립돼 지반이 높아져 배수 시설도 없는 연수원으로 물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지형이 됐다.

특히 외부에서 이곳을 방문하면 주변에 건설현장만 있고 연수원은 밑으로 쏙 들어간 구조라 자세히 살펴보지 않은 한 찾기 힘든 실정이다.

그나마 건설안전 현수막 사이로 인추협의‘LH는 사랑의 일기 유물파손 불법매립 공동발굴하라’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 등으로 이곳이 연수원 터였음을 알리고 있다.

인추협은 이번 침수 피해를 인재(人災)로 규정한다.
고 이사장은 주민세와 환경부담금을 납부하고 엄연한 세종 시민의 주거지(거주자 고진광)로 등록됐음에도 배수 시설 미비로 입은 침수 피해에 대해 금남면사무소와 세종시가 책임있다며 향후 행정적인 청원과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 달 전에 LH공사와 건설업체에 배수로 설치 등 연수원 호우 피해 예방 대책을 요청했음에도 배수로 설치 없이 연수원 주변 매립, 진입로 미개설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상업용 현수막이 사랑의 연수원을 알리는 현수막 위에 겹쳐서 걸려 있다.
▲상업용 현수막이 사랑의 연수원을 알리는 현수막 위에 겹쳐서 걸려 있다.

인추협은 그나마 있는 연수원 진입로를 막고 이상한 광고 현수막이 ‘LH에 대해 공동발굴’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무시하고 덮어버렸다고 한다.

더 이상한 점은, 해당 현수막 주인 및 건설업체들은 관련 현수막이 설치됐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들은 연수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자원봉사자들은 연수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한편 인추협의 끝없는 투쟁에 지역 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수원 철거후 3년 동안 단수, 단전된 생활 환경의 철거 현장에서 매몰된 자료들을 지켜 오던 고 이사장의 거주지도 완전히 침수돼 일상 생활이 어렵게 됐다.

이에 6.25참전유공자 세종시지회 권대집 회장, 세종사랑봉사단 최재민 단장, 등 여러 시민들이 십시일반 150만원을 모금해 수해로 침수된 현장 복구를 지원했다.

또한 인추협 세종 지부장 정세용을 비롯한 사랑의 일기 가족들도 직접 현장을 찾아 배수 작업과 훼손된 자료들을 정리하며 봉사활동에 나섰다.

한 시민은 “오랜기간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직접 현장에서 보니 더 참담하다”며 “조속히 관계 당국이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진광 이사장은 “(LH 등에) 침수예방 대책을 요구했음에도 무시로 일관한 것이 지금의 비참한 현실이다. 우리가 이대로 물러나기를 종용하는 것”이라며 “그나마 시민들의 격려와 성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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