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 고교평준화 학생배정 개선 연구 공청회

▲공주대 김훈호 교수가 고교평준화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공주대 김훈호 교수가 고교평준화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고교평준화 시행 3년이 흐른 가운데 2020학년도 시행을 목표로 고교평준화 정책 개선 연구용역을 시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은 두차례로 예정된 ‘세종시 고교평준화 학생배정 개선방안 연구 공청회’의 첫 공청회를 24일 세종교육원에서 개최했다.

공청회는 시교육청 관계자와 학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연구책임자인 김훈호 공주대 교육학과 교수가 연구 발표와 질의응답순으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먼저 2017학년도에 시행된 세종시 지역내 고교 평준화 제도가 1지방 배정비율과 학급 학생 수 등을 고려하면 비교적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9년 현재 8개 특별·광역시 전체와 9개도 내의 29개 시 지역에서 고교평준화를 시행중으로 이들 지역의 대다수가 단일학군·단일구역이나 용인시, 안산시, 안양시 지역은 세종시와 유사하게 단일학군, 복수구역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세종시내 일반고는 14개교(개교 예정 반곡고 포함)로 우선 배정후 정원의 80%를 제1지망 지원자중에서 전산추첨 배정하고 나머지 20%는 제1지망 지원자중 해당학교의 ‘통학권’ 내에 거주하는 학생들 중 전산추첨 배정한다.

이런 방식으로 동일하게 제3지망까지 진행되고 제3지망까지 추첨 배정 후 배정받지 못한 학생은 통학권을 고려해 정원 미달학교에 추첨 배정하는 ‘선 복수지원(3지망까지)’, ‘후 추첨 방식’으로 실시된다.

세종시 2019학년도 1지망 배정 비율은 89.9%, 학군과 구역내 배정 비율은 각각 80%, 20%이다. 무작위 배정학생수(추첨)는 0.85%(23명)으로 나타났다.

타 시도의 경우 ▲용인시(단일학군 3개 구역)- 1지망 배정비율 84.9%, 학군 배정 50%·구역 배정 50% ▲안산시(단일학군 2개 구역)- 1지망 배정비율 88.8%, 학군 배정 50%·구역 배정 50% ▲안양시(단일학군 4개 구역)- 1지망 배정비율 81.6%, 학군 배정 40%·구역 배정 60%로 조사됐다.

학교 통학 시간은 버스와 도보 이동을 포함해 최대 50분이나 일반적으로 2~30분 정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종시 고교 평준화 현황 및 분석

김 교수는 현재 세종시는 고교 평준화 이후 상당수 신설됨에 따라 일부 학부모들은 대입 등과 관련해 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바라며 신설학교를 기피해 소위 학교 선호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학급수 및 학생정원에 편차를 불러와 장기적으로 평준화 정책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평준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교과 중점학교 등 학교별 특성화 정책과 복수 지망등 학교 선택권 강화 등은 평준화의 최초 취지와는 다소 다를 수 있어 향후 갈등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1지망에 배정된 학생 비율이 89.9%로 대부분 3지망안에서 배정됐다.

배정 비율은 학군내 배정 80%, 구역내 배정 20%로 이 배정 비율은 타 시도에 비해 구역내 배정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김 교수는 “이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보인다. 지금은 (갈등 요소로) 수면 아래에 있지만 (향후 도시가 어느 정도 형성될 경우) 현재 이 배정비율을 놓고 언제든지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와 같은 비율은 정책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타 시도는 구역내 배정 비율(50~60%)이 높은데 이것은 근거리 배정비율을 말한다. 학교 선택권과 근거리 통학 요소를 적절히 고려한 배정 절차 및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용역이 학교 지망수와 구역(근거리 배정)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가 초점이 된다는 의미다.

□온라인 설문 및 면담 조사

연구진은 중고등학교 교원, 중학교 2·3학년 및 고등학교 1·2학년, 학부모 등 29,531명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평준화 도입 전후의 변화, 학교 선택 기준, 고교 배정방식의 문제점 등에 대해 22.1%인 6,515명이 응답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학교 선택 기준으로 중학생과 학부모들은 통학거리 및 통학시간, 학업 분위기, 학생부 및 내신 관리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성공적인 고교 평준화 제도 운영을 위해 학생들은 시설 부분에, 학부모들은 진학지도 역량 강화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고등학교 관리자, 중학교 학년부장, 중3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표적집단면담에선 평준화는 제도적으로 정착되고 있으나 학습 분위기 조성면에서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존재했다.

학교 선택은 통학 거리와 진학률을 중심으로 선택하고 특히 학교가 생긴 순서대로 형성된 학교 선호도가 있어 평준화 지역에서 학교 서열화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학교 선택시 통학거리에 대한 고려가 높은 상황에서 이것을 어느정도 보장할 수 있는냐가 평준화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종시는 근거리 배정 비율이 20%로 타 시도에 비하면 이슈가 될 수도 있지만 교통 여건이 개선되고 도보까지 고려해 2~30분대의 통학거리에서 배정비율이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슈로 들어나지 않는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학교간 교육과정 및 특색 프로그램 차이 완화도 평준화 정책의 특징으로 설문조사에서도 중·고등학생(1순위), 학부모(2순위), 교사(1순위) 모두 평준화 제도의 성공적 추진 조건으로 인식했다.

 
 

□고교평준화 정책 개선…‘학교선택권 보장’과 ‘근거리 통학 보장’  적정선은?

김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평준화 학생배정 제도의 개선- 복수지원 학교수 확대, 1단계 1지망 추첨 배정 비율 조정, 학교별 입학정원 편차 완화 ▲평준화 제도 운영 여건 개선- 교직 경력을 고려한 고른 교원배치, 학교 및 교사의 교육전문성 강화, 고교 정보제공 확대 ▲타 정책과의 연계 강화- 교과중점학교 및 공동교육과정 정책과의 연계 강화, 고교 역량 강화 기본계획 수립 등 3가지 관점에서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복수지원 학교 수 확대 관련해 단일학군 복수구역을 채택하고 있는 용인, 안산, 안양의 경우 학군내 전체 고교 중 5지망 학교까지 기재(1라운드), 구역내 전체 고교를 대상으로 지망순위 기재(2라운드)한다.

김 교수는 “오는 2020년부터 교과중점학교 전체 일반고 확대와 학교별 교육과정 특성화 강화에 따라 학교 선택권 강화 요구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학교별 입학정원을 유지(또는 균등화)로 학교 규모 편차 완화시 학교 선택권 보장 및 희망 학교 배정을 위해 지망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망 순위에 따른 추첨 배정시 지역내 학교가 선호학교인 경우 1지망(또는 2지망) 지원 학생만으로 정원 마감돼 2지망 또는 3지망에 거주지 근처학교를 선택해도 해당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단계 1지망 추첨 배정 비율 조정에 관해 근거리 학교 배정 강화를 언급하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했다.

타 시도는 학군내 복수구역 설정시 구역내 배정을 원칙으로 하되, 타 구역 진학 희망자를 위해 학군내 배정에 일정(40~50%) 수준의 정원을 배정했다.

김 교수는 학교 선택에 ‘통학거리’에 대한 고려가 포함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학교선택권을 강화하면 근거리 학교 배정은 언제 가능한가라고 반문하며 현재 20% 비율의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타 시도는 근거리 배정을 우선하는데 비해 세종시는 20%로 근거리 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 조정의 여지가 있는데, 길게 보면 2안이나 3안으로 갈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1단계 1지망 추첨 배정 비율 조정 관련해 3가지 안을 제시했다.

먼저 1안으로 현행 1지망 추첨배정 비율 80% 유지다. 다만 세종시 규모 및 학교수, 통학여건 개선 등을 고려시 통학권 설정 재검토 및 낮은 구역(통학권)내 학교 배정 비율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통학권 내 배정 비율을 40% 또는 50%로 확대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 안은 평준화 취지에 맞춰 ‘근거리 학교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근거리 배정을 실현하기 위해선 ‘학군내 배정’과 ‘구역(통학권) 내 배정’ 정원을 별도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학교 선택권을 전면 강화해 1지망 추첨배정비율을 90% 또는 100%로 확대하는 안이다.

이 안은 장기적으로 통학권 구분 해제를 통한 전체 고교(14개교) 수만큼 복수지원 및 지망순위별 추첨 배정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3안은 통학권 구분을 해제하는 것인데 학교 선호가 좋은 학교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지원률이 높다고 해서 좋은 학교가 아닌만큼 학교 교육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제도개선 방안으로 ‘학교별 입학정원 편차 완화’를 주문했다.
세종시 출범 당시 완성학급 기준은 학급당 학생 수 25명 기준, 학교 당 24학급이다.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 등으로 학생들이 몰리게 되면서 해당 지역 학교 정원 확대 요구가 뒤따라 선호 및 학생수 밀집 지역학교는 정원 증원, 미달학교는 축소 조정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학교 규모 편차가 많아지면 학교에 대한 ‘부익부 빈인빈’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또 학교 규모가 작을수록 내신등급 획득이 어려워진다는 인식이 확산돼 소규모 학교 기피 현상이 나타난다. 학교별 학급 수 및 정원을 균등하게 조정해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근거리 배정 원칙을 위한 그 전제조건이 실현돼야 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그는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데 강제로 보낼 수는 없다”며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근거리로 가기 위해 옆에 있는 학교가 좋아야 한다. 그 학교에서 아이들이 믿고 맡길 수 있게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만한 학교로 가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배정 방식”이라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이번 연구 용역의 목적으로 인구 및 학령인구 증가, 생활권 및 교통망 확대, 교과중점학교 등 학교별 특성화, 학교선호도 격차 발생 등을 언급했다.

‘상향 고교평준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제도적 개선과 함께 갈만한 학교로 만들기 위한 교육공동체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에 더욱 귀기울여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