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처리방안 주민 설명회…정부와 시민 갈등만 재확인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 “결정을 다 내놓고 이제 와서 설명회를 하느냐” “왜 지역 주민은 나두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냐”

세종보 처리방안 제시 주민설명회가 해체 반대여론을 가라앉히는 커녕 반대 여론을 확산시킬 조짐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2일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세종보 해체 제안 후 지난 19일 한솔동주민센터에서 첫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세종보 해체’ 결정 성토의 장 펼쳐져
설명회 시작 전부터 참석한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미 세종보 해체를 결정한 상태에서 뒤늦게 설명회라는 명목으로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시선을 의식해선지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줄곧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주민 의견을 그대로 알리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승희 청장은 “지난 2월 22일 보 처리방안이 제시됐다. 비판과 지지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 의견을 충분히 들어 주민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서 총체적인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세종보 관련해 과거 농작물 재배 지역이 도시지역으로 편입되면서 보 영향 범위내에 농업용 곤란 등 지역 물 이용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는 크지 않은 반면 수질 생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보 해체비용, 취·양수장의 개선, 지하수 대책 등 물이용 대책 비용보다 보를 해체한 후 편익, 불편익 비용이 2.92로 매우 크므로 해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시했다.

이와 같은 설명에 시민들의 반발은 빗발쳤다.

한 시민은 주민설명회 자체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결과를 만들어 놓고 주민을 왜 만나느냐? 주민 설명회 방법이 잘못됐다”며 “조사를 하고 답을 내리기 전에 만나는 것이 맞다. 짜고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이것이 맞나?”고 말했다.

그는 또한 “취수장을 건설하는데 9억원을 든다고 하는데 보를 막으면 그것이 필요없다”며 “ 한강에선 보가 잘 관리되고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다고 보를 부수냐. 정부 정책이 바뀐다고 부수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평가 분석 결과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며 “분석결과를 보니 잘못된 것이 많다. 소수력발전에서 132억이라고 나와 있다. 어떤 근거지 궁금하다”며 “1년에 1300kwh 발전을 40년 계산하면 가장 전기요금이 싼 100원으로 계산해도 520억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업 용수 관련해 “여기는 농촌지역은 없고 도시지역에 편입됐다고 하는데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다. 원곡양수장과 장기1양수장이 있다”며 “(보 개방후) 거기에 물이 없어 한번에 취수하지 못해서 전기용량을 더 증설하고 1단·2단으로 퍼올린다. 지금 물이 빠져 버려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부발전소 용수도 지금 세종보 물을 같이 쓴다. 세종보에 물이 없으면 수돗물로 해야 한다. 그러면 난방비 등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을 세종보 지킴이라고 밝힌 한 주민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이 가장 지탄받는 이유는 졸속으로 했다는 것”이라며 “오늘 발표도 3개월 기간에 아이큐 200 이상의 사람이 했는지 몰라도 이것 또한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종보는 2006년 행복도시 기본·실시계획에 다 들어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이춘희 초대 행복청장이 기획한 작품”이라며 “세종시민에게 친수공간을 약속한 것인데 마치 세종보를 이명박 4대강 사업으로 낙인찍어 존폐의 대상으로 몰려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2006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춘희 시장이 계획한 사업인 만큼 문재인 정부가 사과하고 지금 이춘희 시장이 시장으로 세종시민에 엎드려 사과하는 것이 맞다. 왜냐 분양하면서 친수공간, 친수공간을 백번 천번 얘기했다. 먼저 사과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금강보행교는 물을 전제로 1,053억을 투자하는 것이다. 물이 없는 금강보행교가 뭐가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세종시와 공주시 보 해체 반대주장속 그 배경은 다소 달라
이번 보 해체에 반발하는 것은 인근 공주시도 마찬가지다. 공주시의회는 지난달 26일 열린 제 206회 임시회에서 ‘공주 보 철거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 반발정도는 세종시보다 더욱 심하다.

보 해체 반대 측은 특히 농업 용수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보 해체시 △농업용수 부족 △공도교 해체에 따른 교통문제 발생을 근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공주보 전면 개방 후 상류지역의 300여 농가가 지하수 고갈로 피해를 받고 있으며, 지류 하천이 마르고 농업용수 부족으로 농민들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세종시는 농업용수보다는 재산권 측면에서의 접근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보의 존재로 강의 수위가 일정 부분 유지되고 이는 친수공간 활용과 조망권 등 아파트 가치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다. 이미 아파트에 조망권 및 친수공간 활용에 대한 가치가 포함돼 있는데 향후 그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솔동 지역의 모 아파트에는 주민설명회를 안내하면서 입주민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으로 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제한받지 않도록 많은 입주민의 참석을 당부하는 게시물이 붙기도 했다.

■허술한 자료 및 주민 설문 문제 제기
환경부는 지역인식 설문조사 조사결과로 일반국민 1000명, 수계 500명(금강 250명), 보 500명(세종보 100명)을 대상을 설명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서 제공된 자료에는 세종보 인근 주민대상 100명 관련 ▲4대강 보 필요성-  필요 11.0% 〈 불필요 52.5%(무응답 18.5%)로 적혀 있는데 정확한 수치는 필요 37.4% 〈 불필요 44.1%로 잘못 기재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부정확한 수치는) 다른 조사결과가 잘못 중복 기재된 것으로 수정하겠다. 또 세종보 조사와 별도로 국민 대상 여론조사도 같이 기재해 다음 설명회부터는 주민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보 해체 방침 결정에서 경제성 분석결과만 반영되고 지역 설문조사결과는 미 반영한것도 논란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제성 분석과 보의 안전성 등을 우선적으로 판단했다. 설문조사는 흐름을 보는 것이었다”며 “지역의견이 많이 반영되거나 지역 주변 사람만이 강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정성 측면에서 (설문조사 반영 여부에) 논란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설문 인원배정도 지역인원을 늘리면 ‘지역의 대표성’이 아니냐는 또 다른 논란이 우려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 자체가 지역민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번 판단이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는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보 해체 관련 환경단체는 표면적으론 숨을 죽이고 있지만 향후 본격 나설 경우 보 해체에 대한 찬반 갈등이 ‘제2의 중앙공원’ 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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