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애착속 작심 비판…정치행보 본격화

▲이완구 전 총리가 지난 18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가 지난 18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내 심정이 참담하다. 지금 같은 도시 컨셉으론 안된다”

이완구 전 총리가 지난 18일 세종시를 찾아 세종시에 대한 애정과 함께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총리는 시청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2009년 12월 3월로 기억된다. 바로 이 세종시 때문에 충남도지사를 사퇴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후 세종시를 안 한다고 했다. 이는 국민에 대한 배신, 충청인에 대한 배신이었다. 도지사 사퇴를 통해 내 의지와 충청인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세종시와의 깊은 인연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세종시는 자신이 생각했던 세종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시장은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같은 도시 컨셉은 안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과 세종을 첨단 도시로 만든다고 했는데 그것은 다 나왔던 것이다. 10년전에 이완구 도지사 입에서 나왔다. 언제적 얘기를 하냐”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세종시의 수도권 인구 유입 효과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세종시 인구가 32만 정도로 알고 있다. 세종시 인구의 50~60%가 인근 충청권 유입됐고 30%는 수도권에서 온 것이다. 충청권 전체에서 볼 때 얼마나 기여했느냐를 생각한다면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세종시의 미래 청사진을 비판하며 도지사 재임시절 국방대와 롯데 투자 유치를 언급했다.
그는 “도지사 시절 국방대를 논산으로 유치했다. 국방대 총장을 만나 국방대를 새로 짓고 모든 학생들을 전원 같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여내 롯데 투자 유치에 대해 “부여에는 호텔이 없었다. 신격호 씨를 만나 50만평을 줄테니 호텔과 아울렛을 지워달라고 했다. 50만평을 400억에 팔았다”며 “롯데가 충청도와 무슨 관계가 있나. 부여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방문한다. 이건 창의력의 문제”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 관련 “(세종시에 대해) 충청권 의원 아니면 한국당은 관심 없었다. 한국당이 애지중지했나 안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세종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한국당 태도도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지금까지 세종시에 대해 쓴소리를 하지 않았는데 이젠 할 것”이라며 “21대 국회에 들어가면 혹독한 비판과 함께 분석이 있을 것이다. 세종시는 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청권 대망론 불씨 꺼뜨리지 않을 것”…“선거에서 한번도 진 적 없다”

소위 충청대망론과 대권주자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그는 “지금 거론되는 대권후보는 정치적으로 의미 없다. 적어도 내년 총선 이후에 의미있는 대권후보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충청대망론 관련해 “지역감정을 거론하는 것은 아니지만 JP, 이인제, 이회창, 안희정까지 다 무너졌다. 이 꺼진 충청의 꿈을 지금 누가 얘기하느냐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완구는 대통령 빼곤 다했다. 충청인들이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한다”며 “충청 대망론은 충청인의 희망이자 꿈을 현실화하는 메시지다. 그것이 이완구나 이완구 후배 등 누구든 적어도 그 불씨는 꺼뜨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대 관심사인 총선 출마 지역에 대해 세종시, 대전 서을, 천안갑, 충남 홍성·예산 등을 거론하며 최대한 결정을 늦춰 한국당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총리는 “충청권 전체 의석수가 27석이다. 충청 대망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 혼자 당선되면 의미가 있나”라며 “그런 의미에서 충청권 전체에서 한국당 내지 나와 뜻을 같이하는 동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곳을 지역구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침체돼선 안 된다. 대전, 홍성, 천안 등 상당히 신경 쓰지 않겠나? 다 긴장해야 한다. 천안 갑·을·병 다 좋다. 어느 지역이든 선거해서 한번도 진적없다”고 강조하며 “예전에 자민련 돌풍속에서 신한국당으로 나 혼자 당선됐다. 확실하게 하니까 충청권 한국당은 걱정할 것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세종시 방문에 앞서 대전 배재대, 내포신도시 충남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고 이후 천안을 방문하는 등 이날 충청권 4개 시·도를 돌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는 4년 칩거 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의 신호탄으로 정파를 초월한 리더십 강화와 총선후 역할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 직무대행, 강용수 전 세종시의회 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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