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발전위원회, 지난 29일 이전안 찬반투표

▲지난 2일 새해를 맞아 세종시 조치원에 위치한 충령탑에서 참배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일 새해를 맞아 세종시 조치원에 위치한 충령탑에서 참배가 진행되고 있다.

충령탑이 조치원 침산리 침산공원 현 위치에 그대로 유지된다.

 
 

조치원발전위원회(위원장 이영민)는 지난 29일 조치원읍사무소에서 ‘충령탑 이전’ 찬반투표를 실시해 58명 위원 중 찬성 10표, 반대 46표, 무효 2표로 충령탑 이전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세종시와 조치원발전위원회(조치원발전위)에 따르면 지난 1969년 10월 건립돼 군인·경찰 등 706위가 봉안된 충령탑과 봉안소는 시설 노후화와 협소한 진입로·주차공간 으로 세종시 위상에 걸맞은 추모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청춘조치원 프로젝트 문화·복지전략과제 중 하나로 그동안 논의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전 여부를 놓고 찬반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조치원발전위는 전체 위원 투표를 통해 지난 2017년 1월에 중장기 과제로 보류했고 이날 최종적인 이전 여부를 결정하게 된 것.

이전 논란은  논의과정에서 이전지로 거론되던 장소가 잇따라 변경돼 주민 혼란을 부채질하면서 커진 측면이 크다.

당초 시는 오는 2021년을 목표로 국가보훈처가 추진하는 ‘국가상징공원’(중앙공원 1단계 지역)안에 충령탑 이전을 타진했지만 독립된 상징 공간 및 미래지향적인 공간 조성 의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또한 조치원청춘공원도 검토했지만 공원녹지법상 부지면적의 40% 이하까지 공원시설 설치가 가능한데 현재 조치원청춘공원은 38%로 확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여유면적 확보가 필요해 이곳으로 이전도 어려운 상황이다.

▲조치원발전위원회 위원들이 충령탑 이전 투표를 하고 있다.
▲조치원발전위원회 위원들이 충령탑 이전 투표를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나온 이전 지역은 ‘구을달 역사공원’이다.

구을달 역사공원은 행복청이 건설중인 7개 역사공원 중 하나로 연기면 세종리에 76,030㎡ 규모의 세종시대 과학기구인 자격루와 앙부일구 등을 복원한 과학 분야 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곳에 약 3만 5000㎡ 공간에 충렵탑을 이전해 공원화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탑을 제외한 기타 공원 및 시설물을 LH에서 조성해 시 재정부담(소요예산 10억원)이 완화되고 인근 무궁화테마공원 연계와 신도시 시민 이용 용이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읍·면지역에 보훈 가족 등이 거주하는 측면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 침산공원내 충령탑 유지안은 △1안- 5억원(보상가 4억원, 사업비 1억원), 467㎡ △2안- 30억원(보상가 25억, 사업비 5억원), 2,480㎡ 등이 소요되며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진입로·주차장 확충을 위한 사유지 매입과 충령탑 노후화에 따른 지속적인 보수비용 증가를 전망했다.

한편 이날 참석 위원 상당수는 충령탑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 참석자는 “대부분의 시설이 이미 신도시로 빠져나간 마당에 그나마 오랜 역사성을 지닌 충령탑을 이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는 “우리는 충령탑을 방치만 해 왔다. 제대로 된 관리나 투자도 없이 옮겨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또 이전 장소도 너무 외져 많은 사람들이 찾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찬성 위원중 일부는 충령탑이 국가상징공원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고 참배할 수 있는 공간에 조성된다면 찬성하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이전 찬성 의견에는 충령탑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부분과 맥을 같이 하며 청소년들의 탈선 공간으로 전락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들은 음주, 싸움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아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에 시달리고 현 위치가 일제 강점기 시절 ‘신사’가 있던 자리로 거기에 충령탑이 위치한 것이 올바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전을 통해 미래를 위한 구청 부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밖에 이전 장소의 잇따른 변경 관련 “처음엔 호수공원 이전을 얘기하더니 조치원 중앙공원(청춘공원)이 된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가 맞느냐”며 시에 대해 불만도 제기됐다.

투표를 통해 현 위치에서 재정비 하는 방향으로 최종 매듭됐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신사’가 위치했고 예산의 상당 부분이 사유지 매입해 들어가 실제 사업예산은 적을 수 있는 점이 이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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