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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天風 10 표본실 나비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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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7  09: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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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모든 심사 자리에 앉아 있는 선생님들의 명단을 확인할 때마다 그 실체를 경험해요.”
“한국 문학과 문단권력의 문제! 심각하다고 생각해. 같은 선생님들이 획일적인 기준으로 문학성을 평가하는 문학상 제도도 문제야.”

“매 시즌 문학상을 놓고 겨루는 이 리그에선 장편보단 단편이, 스토리보단 문장이, 서사보단 묘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대중의 취향과는 괴리가 있어요.”
“문학상 상금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일이라 문학의 처신이 중요한 예술이라면, 그리고 예술가의 최종목표가 대학의 교수 자리라면 그것이 세상에 나가 뭘 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한국 문단 시스템이 기획 상품처럼 만들어내는 작가의 삶을 꼬집었다.

“문창과나 국문과를 나와 등단하고, 평론가들이 심심치 않게 이 시대의 징후를 포착할 만한 단서를 떡밥처럼 던져주지.”
“문단이 주목하기 시작하면 주요 문예지와 문학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고요.”
“대학 강사도 병행하다가 주요 문학상을 타면서 마흔 전후에 대학 교수로 부임하고, 여기가 하이라이트야.”

“이후, 이런저런 심사에 얼굴을 내밀고, 제자를 키우고, 후배를 챙기면서 존경받는 문단 원로로 늙어 가죠.”
“그런데 문득 ‘그의 대표작이 뭐지?’라고 생각하면 딱히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몇몇 대형 출판사들이 공모문학상과 문예지라는 두 무기를 휘둘러 작가들을 길들여왔어요.”
“권력을 마구 휘둘러대고 있어.”

“책을 내자며 만난 대형 출판사로부터 계약 제안이 아니라 공모전에 원고를 내보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공모전에?”
“청탁을 받고 문단 내 평론가 계파 갈등을 다룬 소설을 냈더니, 편집위원들이 픽션을 두고 사실왜곡이라며 반려했던 경험이 있어요.”

나는 최근 1, 2년간 대형출판사 계간지가 다룬 작가·작품과 해당 출판사 출간 작품 등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분석해 꼬집었다.

“인지도가 높은 너를 상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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