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예술에도 드물게 삶에 충실한 작품이 있어. 백준남, 민중예술, 발자크, 톨스토이, 1930년대의 아방가르드, 황영석, 박해노…”
“이렇게 드물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위대한 예술은 제도가 요구하는 흐름을 위반할 때 나타나지.”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예술가는 특권과 자격의 이름인데요.”
“우리는 예술가라는 특수 집단에 예술인간으로서의 잠재력을 양도하고 있어. 사람 모두에게 정치능력이 있다고 봐.”
“…”

“예술이 무엇이냐?”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기술이죠.”
“삶 자체가 예술의 원료이며, 에너지야. 현대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제도적 예술가는 역사 속에서 보면 오히려 예외적 존재야.”
“지금의 문단 시스템은 독자와 상관없이 점점 더 대학에 종속되어가고 있어요.”
“문예창작과가 없으면 문학도 사라질 거라는 얘기를 들었어.”
“선생님들은 모두 대학을 근거지로 삼아 물밑에서 문단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해요.”

“처음엔 나도 다들 외로우시니까, 잔칫상에 와서 한두 숟가락 떠드시는 거라고 좋게 생각했어.”
“문학을 사랑하는 충정이라고 까지 이해했어요.”
“하지만 한두 숟가락 정도가 아니야, 아예 문학의 형질을 바꿔놓고 있다는 게 문제야.”
“자신들의 권위를 위해 문학을 고립무원의 산중으로 끌고 들어가 작가와 독자들의 거리를 점점 더 벌려놓고 있어요.”

“핵심은 문단과 예술이 지식인들에게 점령당했고, 대학교 선생님들이 주인인 판이 돼버렸어.”
“평론가들이 주체고 작가는 없어요.”
“문단권력을 문단 마피아라고 지칭할 수 있어.”
“출판사와 언론사, 그리고 대학이 카르텔을 형성해 시스템을 만들고 작가들을 지배하고 있어요.”

“작가는 더 이상 문단의 주인이 아니야!”
“선생님들이 주인이예요.”
“또, 권력은 언제나 그 권력의 존재자체를 부정해왔어.”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